송도·청라·영종 '경제구역' 설계·탄생 주역
국내 제2 '글로벌 초일류도시 비상' 디딤돌
강화·검단 편입·지하철1호선 등 업적 다양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 인천대 앞 도로 600m 구간을 최기선로로 지난 4월 지정하고 이를 알리는 기념석도 설치했다. 오는 9월10일 인천대에서 각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명식 기념행사를 연다. 국내에 유명 인사들의 이름을 딴 거리는 곳곳에 많이 있으나 정치인을 예우하는 거리는 최기선로가 처음이어서 그 지정이 더욱 뜻깊기만 하다. 그만큼 최 전 시장의 삶이 남달랐다는 반증일 터다.
최 전 시장은 1993년 3월부터 2002년 6월까지 3차례 시장직을 맡아 인천 발전 디딤돌을 놓고 난제를 해결하는 등 적지 않은 업적을 남겼다.
대표적인 게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 조성이다. 갈색의 바닷물이 출렁이는 송도 앞바다 매립을 누구도 상상 못했지만 그는 1994년 9월 도전해 오늘의 송도국제도시 건설에 밑받침이 됐다.
최 전 시장은 송도·청라·영종을 아우르는 인천경제자유구역 탄생의 주역이자 설계자였다. 간척지 위에 세워질 인천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확신은 사업을 추진하는데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최 전 시장은 회고했다.
송도·청라·영종 경제자유구역은 오늘의 인천이 서울 다음으로 국내 제2도시로 발전하고 글로벌 초일류도시로 비상하는데 디딤돌이 되고 있다.
그는 사학 문제로 골칫덩어리인 인천대를 시립대로 전환했다. 이는 인천대가 오늘날 국립대로 승격하는데 주요 모멘텀이 됐다. 이런 연유로 최 전 시장은 인천대 석좌 교수로 임명됐고, 2021년 11월 그의 흉상이 인천대에 설치됐다.
작금의 최기선로 지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최기선 추모사업회'가 분위기를 이끌고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적극 도와 이뤄졌다. 유 시장은 민선 6기(2014~2018년) 재임 당시 최 시장이 2018년 2월 향년 73세로 작고하자 '인천시민장'을 진두지휘하고 그의 장지까지 동행하는 등 최 전 시장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최 전 시장의 업적은 이 뿐만이 아니다. 경기도에 속해 있던 강화군과 검단군 인천시 편입, 인천지하철 1호선 건설, 인천대공원·중앙공원 조성 등 굵직굵직하면서도 하나같이 시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들이다.
그는 늘 흰 학과 같이 선비 분위기를 자아내고 이웃집 형과 같은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라고 후배들은 기리고 있다.
필자 역시 최 시장 재임 시 인천시 출입기자로 지근거리에서 이 같은 최 시장의 인품을 몸으로 느꼈고 '좋은 분'으로 기리고 있다. 그의 청렴과 도덕성 또한 그를 더 돋보이게 해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생전 최 시장을 따랐던 박영복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박창화 전 인천대 교수, 김근영 전 비서실장, 정해열 전 비서관 등은 추모사업회를 중심으로 변함없이 그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의 삶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1980년대 군부독재의 엄혹한 시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라 이 땅의 민주화에 몸바쳤다는 점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그는 '23일간의 YS 민주화 단식투쟁' 상황을 영문으로 작성해 외신 기자들에게 배포하며 '1987년 6월 항쟁 기폭제'에 기여했다. 이렇듯 선비의 정신으로 인천 발전과 대한민국 민주화에 헌신한 최 전 시장은 최기선로로 다시 태어나 우리 곁에 살아있다. 인천에 최 시장 같은 분이 또 나와 '따뜻하고 활기찬 공동체, 인천'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김창선 前 인천시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