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시작부터 공사비 고정… 분담금 폭탄 '안전핀'
코로나 이후 찾아온 인플레이션
조합원에게 전가된 피해 눈덩이
GH 주관한 '안양 냉천지구 사업'
마지막단계 앞두고 비례율 110%
안정적인 금융조달 등 성과 비결
경기도 '원도심 재정비' 대안으로

지난 2021년 평당 666만원의 공사비가 책정된 재건축 서울 J아파트는 지난해 889만원으로 공사비가 올랐다. 부산의 S구역은 2016년 3.3㎡당 449만원으로 공사비가 책정됐으나 올해 1천126만원으로 2배 이상 공사비가 증액됐다. 2020년 평당 534만원에서 지난해 899만원으로 공사비가 늘어난 서울H구역 사례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공사비가 급증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막대한 타격을 줬다. 특히 공사비 증액이 곧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 부담으로 전가되며 조합원들의 피해가 크다.
이런 상황 속에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공공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사업 시작부터 공사비를 고정하면서 경기 변동에도 피해 무풍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떠오르면서다.
실제 인플레이션의 타격은 공사비 뿐 아니라 조합원 분담금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22년 6개월 이상 공사비 분쟁으로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 2019년 비례율(조합원 이익) 100.22%에서 올해 22.5%로 낮아진 서울 안암2구역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례율이란 사업 완료 후 총 수입에서 총 사업비를 공제한 금액을 종전 자산평가액으로 나눈 지표로 100%를 기준으로 사업성을 판단한다.
비례율 감소, 공사비 증가-분담금 증가라는 전국적인 현상 속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주관한 안양 냉천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의 객관적인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물가변동에 의한 공사비 증가가 없고 오히려 공사비를 줄일 수 있어서인데, 산적한 경기도 원도심 재정비 구역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의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두고 있는 안양 냉천지구는 110%의 비례율이 잠정 확정됐다. 바로 인접해 있고 비슷한 시기 추진된 안양의 또 다른 조합정비사업 A아파트(이달 입주 예정), B아파트(10월 입주 예정)가 당초 각각 100%, 109% 비례율을 목표로 삼았지만 94%로 각각 6%p, 15%p 줄어든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기 변동에 따라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기존 조합방식과 다른 결과를 낸 공공방식의 비결은 말 그대로 '공공'에 있다. 공공(GH)이 담당하기에 가능한 안정적인 금융 조달과 공공이 가져가는 이익의 최저화가 비법이다. 향후 경기도 4곳 지역에서 공공재개발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라 공공방식이 재개발-재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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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