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서 발생했던 싱크홀 사고. /경인일보DB
도내에서 발생했던 싱크홀 사고. /경인일보DB

 

지난달 29일 서울 도심에서 주행하던 차량이 땅속으로 통째로 빠지는 싱크홀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줬다. 경기도도 싱크홀 안전지대가 아니다. 경기도가 최근 5년 새 전국에서 싱크홀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평택과 지난 7월 수원, 고양 등 도내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제 싱크홀은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싱크홀은 957개다. 매월 16개 발생한 셈이다. 2019년 193건, 2020년 284건, 2021년 142개, 2022년 177개, 2023년 161건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97건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 122건·부산 85건·서울 81건·전북 70건·강원 68건·대전 66건 순이다. 싱크홀 면적을 합치면 무려 2.9㎢나 된다. 차량 81대가 파손됐고, 2명이 목숨을 잃고 49명이 다쳤다. 5년간 발생한 싱크홀의 최대 요인은 상하수관 등 매설물 손상으로 57.4%나 된다. 되메우기 불량이 17.8%, 공사 부실이 13.3%로 뒤를 이었다.

수원시청역 사거리 부근에서 올 7월에만 싱크홀이 두 차례 발생했다. 이 일대는 지난 2021년에도 2개월 사이 3차례의 땅꺼짐이 있었던 곳이다. 지하철 수인분당선이 관통하는 구간인데다, 유동인구도 많아 자칫 대형사고가 우려된다. 지난 7월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대화중학교 앞길에서 폭 3m·깊이 2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앞서 6월에는 평택시 이충동의 한 사거리에서 노후 상수도관 파손으로 싱크홀이 생겼다. 길이 5m·폭 2m에 도로를 달리던 개인택시 1대가 빠졌다.

도로 아래 지하공간이 무분별하게 개발될수록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상하수관·가스관·전력선·통신선 등 지하에 온갖 매설물들이 가득하니 땅꺼짐은 어찌보면 예정된 사고다. 경기도내 지자체들은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통해 지반 침하 점검을 진행하고 있지만, 싱크홀을 원천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꺼진 땅만 급히 메우고 덮는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지하 노후시설들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이와 함께 광범위한 지반조사를 실시하고, 지하공간 통합지도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상하수도 등 지하매설 인프라의 내구연한에 따라 적시에 교체하는 예산 수립과 집행도 절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