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피로도 고려… 내일부터 16세 이상 성인 심정지 환자만 수용
응급환자 이송 병원 줄어 소방당국 비상… 지역 의료계 긴장감 고조
아주대병원 응급실이 제한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9월2일자 2면 보도=[경인 Pick] 경기도 응급의료 '최후의 보루'… 아주대병원 응급실의 '고군분투')가 결국 현실화됐다.
경기남부권역 응급의료 최후의 보루인 아주대병원이 5일부터 매주 목요일 24시간 동안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 제한을 결정, 일반 시민들을 비롯해 응급환자 이송을 담당하는 소방당국을 포함한 지역 의료계 전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응급실 운영을 제한한다. 16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심정지 환자만 수용할 방침이다. 당장 5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목요일 오전 5시부터는 응급실 신규환자 접수를 중단하고, 배후 진료를 담당하는 각 임상과에서 넘어온 환자의 퇴원·입원 처방 등은 오전 6시까지 정리할 예정이다.
앞서 3명의 응급실 전문의가 사직한 아주대병원은 이후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남은 11명 의료진의 피로도를 고려해 응급실 운영 중단에 대한 논의를 이미 진행한 바 있다.
전문의 사직에 따른 나머지 의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결국 완전 셧다운까지 가기 이전에 지역 내 중증환자 진료를 지속해 나가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축소 운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최대한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전문의를 데려오기 위해 계속 공고를 내고 있다. (빠진 만큼) 최소 3명 이상은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4일 고양에서는 28개월 여아가 열경련으로 인해 위급하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으나, 고양(3곳)·김포(2곳)·부천(1곳)·의정부(1곳)·서울(4곳) 등 총 11개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 부재를 이유로 수용 불가를 통보한 일이 발생했다.
결국 최초 신고 접수 후 1시간이 넘어서야 인천 인하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이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반시민들은 이번 부분 셧다운으로 인해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소방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아주대병원은 경기남부권에서 중증환자를 가장 많이 수용했기 때문에 이번 진료 제한은 환자 이송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경기도와 지역의 다른 권역응급센터 병원들과 함께 대처 방안을 논의 중이고, 특정 권역응급센터로 환자들이 쏠리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