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인교대 학생 102명이 학적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교대에서도 96명이 중도 탈락했다. 전국적으로 10개 교대에서 621명, 3개 대학 초등교육과에서 46명이 학업을 포기했다. 모두 초등교사를 꿈꾸고 입학한 예비 교사들이다. 중도 탈락 사유는 자퇴, 미등록, 미복학, 학사경고 등이지만 자퇴가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된다. 미등록, 미복학도 넓게는 자퇴에 포함시킬 수 있는 사유로 볼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중도탈락 추세다. 경인교대 중도탈락자는 전년에 비해 43.7%가 늘었다. 부산교대는 전년에 비해 71.8%가 늘어난 67명이 지난해 학교를 떠났다. 입학정원 111명인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에서는 30명이 중도 탈락해 전년보다 무려 275%나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일시적이라면 다행이지만 고착된다면 초등교사 육성 구조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경인일보 취재진이 경인교대 현장에서 취합한 학업 포기 사유는 구조적이고 심리적이다. 먼저 교대 졸업장이 초등교사 자격증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진작에 끝나, 초등교사 임용 문턱이 높아졌다. 지난해 경인교대생의 임용시험 합격률이 47.1%다. 정부가 상당 기간 초등교사 수요 관리에 실패한 결과가 교대생 이탈로 나타난 셈이다.
경인교대 학생들과 학교관계자들은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등 각종 교권침해 문제도 교대생 자퇴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 학생은 "현장 실습을 나가면 교직에 대한 회의를 품고 돌아온다"고 말했다. 교직에 대한 전통적 존중이 희미해지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교대생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킨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지난해 발표한 초·중등 교원수급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공립 초·중·고 교사 채용 규모 축소에 나섰고, 올해는 2025학년도 교대 정원을 축소했다. 따라서 교대생들의 자발적인 학교 이탈을 자연스러운 수요공급 현상으로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교대생들의 학교 이탈을 방치해 고질로 고착되면 초등교단의 질적 하락이 순식간에 돌출할 수 있다.
교대생 중도탈락 현상을 한 사설 학원이 공표한 것도 기가 막힐 일이다. 교육 현장의 이상 현상이라면 교육부가 먼저 주시하고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야 마땅할 것이다. 지금 당장 교대 현장을 찾아 중도탈락의 본질적 이유와 장래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교대 자퇴생 증가는 예사롭지 않은 조짐이다. 교육부의 관심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