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도 폭염 과일·채소가격 비싸고 수산물 물량 줄어
신기시장 배달앱 '장보GO' 홍보 자구책 마련에 비지땀
계산·석바위시장은 할인 쿠폰… 중기청, 지원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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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폭염 장기화로 고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인천 전통시장들이 추석을 앞두고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4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동구 현대시장. 추석 연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명절 특수'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의미하는 처서가 지났지만 계속되는 무더위에 상인들은 연신 부채질만 하며 가게를 지켰다.

현대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이복원(63)씨는 "단골손님들도 올해 여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오면 많이 오는 편"이라며 "9월이 돼서도 여전히 덥고 과일이나 채소 가격도 예년보다 비싸 손님이 줄었는데, 명절 대목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같은 날 찾은 미추홀구 용현시장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김성례(76)씨는 "날이 덥고 물이 뜨거워서 조기가 훨씬 적게 잡힌 탓에 곧 추석인데도 물량이 잘 안 나오고, 손님들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발걸음 줄어든 인천 전통시장
고물가와 폭염 장기화로 고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인천 전통시장들이 추석을 앞두고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4일 동구 현대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채소와 과일 등을 둘러보고 있다. 2024.9.4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시장 상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전통시장들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미추홀구 신기시장은 장보기 배달 애플리케이션 '장보GO'와 협업해 서비스에 참여하는 상점을 늘리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장보GO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티고 주식회사 관계자는 "폭염으로 시장을 직접 찾는 손님이 줄자 상인회와 함께 배달앱 홍보에 주력했다"며 "지난해 8월에는 하루 평균 배달 건수가 20~30건이었는데, 올해는 45~50건으로 작년 대비 50%가량 늘었다"고 했다.

이밖에 계양구 계산시장은 다음 달 4일까지 시장을 찾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대 4만5천원까지 할인되는 쿠폰을 제공하고, 미추홀구 석바위시장도 오는 10일까지 최대 1만5천원을 할인하는 쿠폰을 지급한다. 추석을 앞두고 주요 농수산물 가격이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할인 행사를 통해 손님들의 발길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4일 기준 인천에서 판매되는 배추 한 포기 가격은 평균 7천395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5천499원) 대비 34.5%나 올랐고, 성수품으로 많이 찾는 배(신고·10개 기준) 가격도 같은 기간 2만7천288원에서 올해 3만6천600원으로 34% 상승했다. 대파(1㎏)와 오징어(1마리) 가격도 각각 16%와 12.5% 올랐다.

전통시장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도 지원책을 발표했다. 인천중기청은 이날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오는 30일까지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10%에서 15% 상향하는 특별할인판매에 나섰다.

인천중기청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까지 지역 전통시장 현장을 찾아 상인들의 요청을 듣고 소비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