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옹진 지역 굿 원형 간직한 산수왕굿

음악, 춤, 놀이, 재담 등 문화 어우러져 전승

인천옹진 산수왕굿 가운데 수왕제석거리 장면.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제공
인천옹진 산수왕굿 가운데 수왕제석거리 장면.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제공

인천옹진 산수왕굿 정기 공연이 오는 7일 오후 2시 인천 미추홀구 수봉민속 놀이마당에서 열린다.

인천옹진 산수왕굿은 황해도 옹진 지역에서 오랜 세월 전승된 굿이다. 음악과 춤, 놀이, 재담 등이 어우러져 지역민의 내력을 담은 무속 의례다. 몸이 불편하거나 아픈 고령의 어르신을 위해 행하는 굿으로, 가짜 죽음을 경험함으로써 복을 구하고 액을 물리는 전통적 굿이다.

사람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게 이 굿의 특징이다. 사자가 들어와 한바탕 소란을 피우면서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서게 하고, 가짜 장례식을 지내 액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산수왕굿의 주요 굿거리는 신청울림, 산천거리, 사자거리, 상여놀이, 수왕제석거리, 대감거리 등으로 진행한다. 서막은 굿의 시작을 하늘과 땅의 신에게 알리며 부정한 것을 물리치는 신청울림이다. 이어 팔도 명산의 산신들을 청해 대동의 평안을 기원하는 상산맞이를 진행한다.

사자거리는 저승사자가 굿청을 진입하자 식구들과 마을 사람들이 막아서서 들어가지 못하게 하며, 결국 사자가 무당과 협상을 통해 천국으로 돌아가고 일직사자와 천국사자가 서로 옥황상제에게 혼날 것을 걱정하면서 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왕제석거리는 상여소리를 통해 저승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죽음을 대비하는 거리다. 마지막 대감거리는 여러 대감들을 불러 관중에게 복과 명을 주며 굿을 마무리한다.

산수왕굿을 진행하는 무녀 정금녀는 원곡만신(유옥선)에게 내림굿을 받아 김정숙 만신에게 굿을 전수받았다. 40년째 무당의 길을 가고 있으며, 산수왕굿을 전승하고 있다. 정금녀 만신은 국가무형유산 평산소놀음굿 전승교육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행사를 주관하는 정금녀 만신은 “이번 행사를 통해 체계적인 전승과 보존을 위한 보존회를 결성할 것”이라며 “정기적으로 굿을 시연해 전승자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