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진료 제한' 첫날


매주 목요일 중증 응급환자만 수용
일 평균 110~120명 방문객 찾던 곳
사전 예고에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
다급히 찾아왔지만 발길 돌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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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응급실이 한시적 축소 운영을 실시한 첫날인 5일 오전 응급실을 찾은 한 환자가 중증이 아니라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전원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은 이날부터 당분간 매주 목요일은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16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초중증 환자만 수용한다. 2024.9.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아주대병원 응급실이 한시적 진료 제한을 실시한 첫날, 사전 예고에 따라 응급환자들의 발길이 끊겨 이곳 일대는 여느 때와 달리 한산한 분위기였다. 다만 다급한 마음에 응급실을 찾았음에도 중증환자가 아니란 이유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환자들도 눈에 띄었다.

5일 오전 9시께 찾은 아주대병원 응급실. 하루 평균 110~120명의 응급환자들이 찾던 곳이지만, 이곳 주변은 평소처럼 혼잡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응급실 출입문 사이로 보이는 진료 대기공간은 텅 비어 있었고,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들도 보이지 않아 그간 다수의 중증 응급환자를 돌보던 이곳의 축소 운영을 실감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을 찾아온 환자들도 더러 있었다. 오전 10시40분께 여주에서 이곳까지 온 방모(78)씨는 자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한 중증 응급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방씨는 "여주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었는데 간수치가 상승해 의사의 권유로 수원까지 왔다"며 "불편하지만 내일 다시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얼마 후인 오전 11시8분께 응급실 앞에 한 사설구급차가 멈춰섰다. 구급대원들은 다급하게 구급차에서 산소마스크를 쓴 환자를 내린 뒤 들것을 밀며 응급실로 들어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되돌아 나와야 했다.

 

아주대병원 응급실 축소 운영 (6)
권역응급의료센터 제한 진료를 시행한 5일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9.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구급대원은 환자 가족을 향해 "성빈센트병원은 수원 관내 환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타 지역 환자는 못받는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나 동탄한림대병원 등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인근 다른 병원을 빨리 알아보시라"고 전했다.

87세 고령의 이 환자는 산소포화도 저하 증상으로 화성시 남양읍에서 수원까지 사설구급차를 타고 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그의 아들은 문 닫힌 응급실 앞에서 발을 구르며 수용이 가능한 인근 병원을 알아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 상황을 곁에서 지켜보던 구급대원은 "보호자가 아주대병원 상담실에 먼저 전화를 걸었고, 와도 된다길래 이송했는데 정작 와 보니 진료가 안 된다고 하니 황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아주대병원은 이날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응급실 운영을 축소,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중증 응급환자를 제외하고는 진료를 제한키로 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이 상황이 안타깝지만, 응급실 정상화를 위해 전문의와 병원 관계자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아주대병원 응급실 축소 운영 기간에는 심정지에 준하는 응급환자 외엔 다른 지역응급의료센터로 환자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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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