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명 파견' 인원도 아직 못 채워
면담후 근무 부적합, 복귀·교체도
"가르치느라 기존 전문의 더 고생"
정부가 응급실 공백을 막기 위해 주요 병원에 군의관을 파견(9월5일자 2면 보도=[영상+] 응급의료 진료 제한 군의관 투입 "땜질식 처방 불과" 지적)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계획대로 군의관 배치가 이뤄지지 않아 의료현장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오히려 파견된 군의관이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며 병원에서 되돌려보내는 경우도 발생, 정부의 이번 응급실 공백 대책은 '허울 뿐인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일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비상진료체계 인력지원을 위해 지난 4일부터 지원이 시급한 병원에 군의관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인원은 총 250명으로, 이 중 15명은 지원이 시급한 의료기관 5개소(아주대병원 3명, 이대목동병원 3명, 강원대병원 5명, 세종충남대병원 2명, 충북대병원 2명)에 우선 배치했다는 게 중대본의 설명이다.
하지만 3명의 군의관을 받기로 한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실제 파견된 군의관은 이날까지도 1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해당 군의관은 중대본의 발표와 달리 하루 늦은 이날 처음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저도 해당 군의관의 전공은 마취 분야인 것으로 드러나 수술실 인력으로 분류됐다. 당장 인력지원이 시급한 응급실에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아직 오지 않은 군의관 2명은 보건복지부에서 순차적으로 보내는 걸로 전해들었다"며 "응급의학 전공 군의관들이 오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원대병원 역시 군의관 파견 첫날 예정된 5명 중 1명만 출근했고,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파견된 군의관 3명과 병원 측이 면담한 결과 응급실 근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복귀를 통보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군의관이 환자로부터 동의서를 받는 업무 정도만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정부에 교체를 요청한 상태다.
도내 한 응급실 전문의는 "군의관들이 대형병원에 파견 오면 응급실 시스템을 습득하는 데만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며 "기존 응급실에 있던 전문의들이 이들을 가르치느라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경택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군의관 중 응급의학 전문의가 많지 않고 응급실 근무를 어려워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군의관들이 최대한 현장에 도움이 되게끔 참여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복지부와 국방부, 병원 등 3자가 논의해서 군의관 파견 문제들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