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오염물질 25t 주변 수로 흘러
시민단체 "안암유수지·세어도 우려"
자체 조사서는 오염도 기준치 이하
수도권매립지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인근 수로로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는 유출된 침출수를 전량 회수하고 정밀 조사에 나섰다.
8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에서 지난달 26일 오후 4시50분께 '환원정비시설'에 있던 침출수 약 25t이 주변 수로로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이 수로는 매립장 우수를 배수하기 위해 제2매립장 내부에 조성된 것으로, 안암유수지와 세어도 앞바다로 이어진다.
침출수는 폐기물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액체 상태의 오염물질로, SL공사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환원정화설비를 가동해 침출수 무방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환원정화설비는 오염물질 등을 일부 제거한 침출수를 매립장에 재공급하는 시설이다.
SL공사는 침출수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고 당일 토사를 쌓아 제방을 구축하고, 닷새에 걸쳐 수중펌프 등을 이용해 침출수가 흘러들어간 수로에서 2천500t 가량의 물을 퍼냈다. SL공사는 매립장 침하 등으로 인해 환원정화시설 내 배관 이음새가 벌어져 침출수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지반 등을 통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안암유수지와 세어도 앞바다 등에 대해서도 오염도 정밀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L공사는 우선 자체적으로 수로 내 침출수에 대한 오염도 조사를 진행했고, 외부기관에도 정밀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SL공사 관계자는 "자체 조사에서는 오염도가 기준치 이하로 나왔고, 정밀 조사 결과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외부 유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