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불안감·초기구매 수요 완결
지난해부터 국내 보급 대수 감소
충전시설업체 "신규 채용은 관망"
"취업할 곳 없다" 도민청원 등장
"일시 정체… 연말 성장세 회복"
전기차 화재 및 수요 감소로 관련 시장의 정체기가 예상됨에 따라 미래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기차 관련 직종의 일자리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실제 꾸준히 늘어나던 전기차 수요는 지난해 들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 2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전기차 캐즘 극복을 위한 과제'에 따르면 2020년 승용전기차 신규 보급 대수는 3만1천여 대에서 2021년 7만1천여 대로, 2022년 12만3천여대로 크게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11만5천여대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2021년부터 매해 전년 대비 2배 이상씩 높은 구매력을 보이던 경기도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를 두고 전기차 초기 구매 수요가 완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전기차는 물론 관련 산업들도 연쇄적으로 정체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대비해 관련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자격시험과 교육 등이 한때 주목받았지만, 막상 투입될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내 한 전기차 충전업체는 "기존 인력의 업무를 분담시켜 전기차 충전시설 관리 업무를 맡기고 있다"고 했고, 도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공급하는 서울의 한 업체 역시 "아직은 현 인원으로도 관리가 가능하고 신규 인력을 뽑기엔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채용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5일 경기도민청원에는 도일자리재단에서 전기차 충전기 유지보수 교육을 받았으나 정작 충전기 관리사로 일할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관련 분야 일자리를 창출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도일자리재단 관계자는 "해당 교육과정이 미래성장 산업이기 때문에 향후 진로가 확대될 것은 자명하지만, 당장 일자리를 구하려는 교육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취업처가 아직 마땅치 않은 것도 현실"이라며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기기능사 교육도 과정에 포함해 다른 취업처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관련 민간자격증 발급 업체들도 자격증 취득자들의 취업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허정철 미래자동차인재개발원 사무총장은 "일시적 정체기가 온 만큼 곧바로 일자리가 창출되진 않더라도 이들이 실질적으로 관련 직종에서 일할 수 있게 업계와 협업해 인턴 등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며 "올해 연말 성장세가 회복되면 충전시설 관련 일자리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