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자살예방 핫라인. /화성시 제공
화성시 자살예방 핫라인. /화성시 제공

정명근 화성시장이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10일)을 맞아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값진 일은 없다”고 강조하며 “자살 위기에서 누구도 고립되지 않도록 자살 예방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더 많은 시민이 건강하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2022년 7월 취임 첫 날 “화성시민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을 하겠다”며 1호 결재로 ‘자살 예방 핫라인’을 채택하고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자살 예방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에 자살예방 핫라인은 정신질환자 회복지원 사업에 나서는 등 자살예방과 시민 건강증진을 위한 노력을 선도해 가고 있다.

2022년 기준 화성시 관내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자 수)은 19.2명으로 전국(25.2명)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자살사망자 수도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핫라인(031-5189-1393)으로 전화하면 전문 요원의 상담이 바로 이뤄진다. 상담 이후에는 지속 상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거나 개별 상황에 맞는 지역 복지서비스에 연결된다. 즉시 개입이 필요한 위기 상황에는 경찰·소방에 연계해 대응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 지원이 필요한 고난도 사례는 시장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질병과 가족 부양 등 복합 어려움을 가진 자살 위기 사례가 있어 시장 주재 회의를 열어 맞춤형 지원으로 대상자의 어려움이 완화된 사례도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이 2022년 11월 자살고위험군사례 지역케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정명근 화성시장이 2022년 11월 자살고위험군사례 지역케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핫라인 이용자 수는 672명으로, 월평균 37명이 이용했다. 이 가운데 자살 고위험군인 자살사고자, 자살시도자와 유가족이 58%(389명)에 달했다.

이용자의 주된 호소로는 신체·정신적 문제가 37%(251명)로 가장 많고 가정불화 23%(155명), 경제 문제 8%(56명)가 뒤를 이었다. 이용자 38%(254명)가 계속 상담으로 이어졌으며, 33%(222명)가 지역 복지서비스 연결 등의 도움을 받았다.

시는 경제 문제 악화로 고통받는 금융 취약계층의 자립 지원을 위해 지난 6월 화성시 금융복지상담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채무, 신용관리, 복지 수급 제도 상담과 교육 ▲채무조정, 신용회복 알선과 지원 ▲불법사금융 피해 구제와 재무 상담을 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모두 178건을 상담하고 이 가운데 법원·신용회복위원회 채무 조정 신청 11건, 복지서비스 6건을 연계했다. 특히 생활이 어려워 채무가 늘어난 사례자에게 긴급복지지원 연계로 임대보증금과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등 긴급 구제에 나서기도 했다.

시는 자살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경제·문화 등 복합 요인으로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지역사회와 협력해 안전망을 탄탄히 구축해 가고 있다.

시는 우선 자살 위기 등 정신 분야 응급상황에 놓인 사람이 제때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시는 2022년 12월 경기도 최초로 ‘정신건강 증진 및 위기대응체계 구축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난해 6월부터 24시간 ‘정신응급대응 민간공공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경찰, 의료기관 등과 협력해 병상 3개를 확보하고 지난해 말까지 정신건강 위기 대상자 194명의 치료를 도왔다.

또 지난해 시는 협력 기반 강화를 위해 경찰, 소방, 복지, 의료기관과 전문가가 모인 화성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위원회 위원장을 서부보건소장에서 시장으로 재구성하고 관련 기관과 지역 실정에 맞는 자살 예방 정책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는 이와 더불어 취약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이동 상담 서비스‘마음안심버스’를 운영하며 ▲정신건강 자가검진 ▲스트레스 검사 ▲마음 건강 트레이닝 등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음안심버스에서 발굴된 정신건강 고위험군에는 심층 상담, 사례관리 제공, 관계기관 연계, 치료비 지원 등 정신건강 서비스 연계까지 지원한다. 시는 2022~2023년 마음안심버스를 130회 운영하면서 2천849명에게 상담을 제공했다. 여기서 발굴된 고위험대상자 305명 가운데 151명에게는 정신건강 서비스도 연계 지원했다.

시는 이 밖에 자살 고위험군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일정으로 일반 시민, 관계기관 대상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지킴이는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을 인식하고 전문 기관에 연계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교육을 이수하면 생명지킴이로 활동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622명의 생명지킴이가 양성돼 소중한 시민들 생명을 지키고 있다.

화성시는 화성시장 자살예방 핫라인인 자살고위험군 지역케어회의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화성시는 화성시장 자살예방 핫라인인 자살고위험군 지역케어회의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약국과 마트도 생명 존중 문화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생명사랑 실천약국’으로 지정된 관내 약국 24곳에서는 방문객들이 정신건강 자가검진을 실시하고 자살예방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생명사랑 실천가게’로 지정된 마트 31곳에서는 번개탄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놓고 번개탄을 찾는 손님에게는 용도를 물으며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시는 농촌 마을 16곳을 ‘생명존중 그린마을’로 지정해 농약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보관함에서 관리하고 있다. 또 이장과 부녀회장들이 협력해 자살 위기자를 조기 발견해 지원하고, 주민들이 보건의료·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등 촘촘한 자살 예방 안전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화성시자살예방센터는 이용자들이 마음껏 울 수 있는 공간인 티티존(T.T ZONE)을 운영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화성시자살예방센터는 이용자들이 마음껏 울 수 있는 공간인 티티존(T.T ZONE)을 운영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화성시자살예방센터에는 마음껏 울 수 있는‘T.T ZONE(티티존)’이 있다. 티티존은 ‘중년 남성도 마음껏 울고 싶다’는 한 시민의 정책 제안으로 2019년 9월 탄생했다.

티티존에는 이용자가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울 수 있는 방음 시설, 소파, 간접조명, 영상 등이 마련돼 있다.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 전문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한다. 위기 상황 발생 때는 즉시 응급의료기관에 연계하는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다.

티티존 운영 이후 지난해까지 약 1천200명이 티티존을 다녀갔다. 이용자 대부분은 사후 설문조사에서 ‘티티존 이용이 감정 순화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