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에 도시 인프라 공급 위해 기여금 유동화
향후 늘어날 조세 수입 담보 채권 발행도 검토
12조원 규모 미래도시펀드 조성 연내 설계
건설 경기가 얼어붙어 있는 가운데, 정부가 1기 신도시를 원활하게 재정비하기 위해 자금 마련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그 일환으로 재정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을 유동화해 도시 인프라 확충에 투입하는 방안 등이 두루 검토된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진행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정책·금융 세미나’에서 HUG는 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1기 신도시의 경우 노후 아파트 단지가 개별적으로 재건축을 시행하는 게 아닌, 도시 전반을 재정비한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처럼 각 노후 단지가 재건축 사업 준공 이후 납부하는 공공기여금이 제각각 쓰이면 도시 전반의 재정비에 원활히 투입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각 지자체가 공공기여금을 유동화해, 재정비되는 1기 신도시에 필요한 여러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게 HUG가 거론한 내용의 핵심이다. 이 같은 공공기여금 자산유동화 방식이 시행되면 국내에선 첫 사례가 된다.
조성한 지 30년이 된 1기 신도시 지역은 각 아파트 단지도 노후화됐지만 그에 따른 여러 도시 인프라들도 오래 돼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성남 분당의 경우 아파트 기준 용적률을 현재 평균(182%)보다 144%p 높은 326%로 정하고, 군포 산본 역시 평균(207%)보다 123%p 상향해 기준 용적률을 330%로 결정하는 등 저마다 용적률을 상향한 만큼, 도시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여 각종 도시 인프라의 확장도 요구된다.
이 때문에 도시 인프라를 적기에 원활히 설치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용적률 상향 등으로 늘어날 세수를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하는 조세담보금융을 도입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해당 방식은 지자체가 미래에 증가할 조세 수입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 인프라 설치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한편 정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가 순항할 수 있도록 12조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로 건설 경기가 얼어붙어 있고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여력도 부족한 상황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연내에 미래도시펀드 구조 설계를 마치고 내년엔 투자설명회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