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광역화 등 임기내내 '헌신'

동북아도시 도약에 중요한 역할
'비리·부실' 선인학원 시립화도


'최기선로' 명예도로 명명 기념식 및 기념비 제막식이 열린 10일 인천대학교앞 인도에서 고 최기선 시장의 유가족인 김영애 여사 황효진가  박영복 최기선시장 추모위원회 위원장, 도성훈 인천시교육청 교육감, 박종태 인천대 총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념비를 어루 만지고 있다. 2024.9.10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최기선로' 명예도로 명명 기념식 및 기념비 제막식이 열린 10일 인천대학교앞 인도에서 고 최기선 시장의 유가족인 김영애 여사 황효진가 박영복 최기선시장 추모위원회 위원장, 도성훈 인천시교육청 교육감, 박종태 인천대 총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념비를 어루 만지고 있다. 2024.9.10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인천의 미래를 쌓을 토대를 단단하게 구축한 '인천의 설계자' 민선 1기 최기선(1945~2018) 인천시장이 길 이름으로 다시 인천시민들과 만나게 됐다. 지역 정치인이자 광역단체장의 이름을 딴 명예도로가 생기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인데, 인천의 도시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전 시장은 김영삼정부 관선 인천시장 취임 직후인 1993년 초 '송도 신도시 추진' '인천의 광역화' '선인학원의 시립화'를 인천시민, 공무원 등으로부터 '인천의 3대 건의사항'으로 보고받았다. 그는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선 1·2기를 포함한 자신의 임기 내내 헌신했다.

최기선로는 송도국제도시 국립인천대 앞 아카데미로 일부인 600m 구간이다. 바다를 매립해 자신이 밑그림을 그린 경제자유구역 송도신도시에서, 비리 사학을 시립화한 대학교 앞에 그를 기리는 도로가 생기는 터여서 이번 명예 도로명 부여가 더 의미가 크다.

그는 관선으로 1년6개월, 민선으로 7년 동안 인천 발전을 이끌었다. 그의 재임 기간은 인천이 동북아시아 대표 도시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인천이 '한반도의 배꼽'을 넘어서 '세계의 배꼽'이 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고자 했다.

최단거리로 중국 대륙과 연결되는 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대륙간 육로, 일본과 환태평양 지역과 연결되는 해로(海路), 세계로 열린 하늘길을 통해 인천을 세계의 배꼽으로 성장시키고자 했다.

송도국제도시는 그의 대표 업적 중 하나로 그는 이 도시를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로 만드는 꿈을 꿨다. 새로 짓는 공항과 항만에 연계된 첨단 정보도시로 만들려고 했다. 이른바 '트라이포트' 발전 전략이다.

서해를 품기 위해 행정체계 개편 작업에 착수해 강화·옹진군과 김포 검단을 인천으로 편입했다. 부천·시흥·안산시, 강화·옹진·김포군을 모두 인천에 포함하려 했지만 경기도의 반발을 고려해 인구와 세수가 적은 강화·옹진군과 김포군 일부인 검단을 택하는 전략을 펼쳐 편입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천시는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면적이 넓은 도시로 성장했다.

 

최기선로 기념비 제막식이 열린 10일 인천대학교 앞 인도에서 고 최기선 시장의 유가족 김영애 여사를 비롯해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 박영복 최기선시장추모위원회 위원장,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박종태 인천대 총장등 이 제막식을 하고 있다. 2024.9.10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최기선로 기념비 제막식이 열린 10일 인천대학교 앞 인도에서 고 최기선 시장의 유가족 김영애 여사를 비롯해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 박영복 최기선시장추모위원회 위원장,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박종태 인천대 총장등 이 제막식을 하고 있다. 2024.9.10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전국 최대 규모의 비리·부실사학으로 악명이 높았던 선인학원을 시립화한 것도 최 전 시장의 업적으로 꼽힌다. 선인학원은 인천대와 인천전문대 등 2개 대학과 10개 초·중·고교, 유치원 등 14개 교육기관이 속한 전국 최대 규모의 사학법인이었다.

재단 명칭인 선인은 예비역 중장으로 예편한 백인엽 이사장과 이사장의 형 백선엽(1920~2020)의 이름에서 따왔고 형의 호인 '운산', 자신의 호 '운봉', 어머니 이름 '효열', 아들의 이름 '진홍' 등으로 학교 이름을 채워나간 것은 재단 운영이 비정상적이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인천대 시립화 이후 국립으로 전환해 지역 인재를 길러내는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영복 최기선시장추모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최기선로 명명의 의미에 대해 "인천이 세가지 큰 이득을 얻었다"며 "첫째는 인천의 도시 품격을 높인 것이고 둘째는 리더를 기릴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축적이며 또 하나는 미래 인천의 젊은이들을 키우는 좌표를 분명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