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대한민국 목구멍인 '조강'
경창군과 어머니 정빈홍씨 묘역
추석 연휴 역사·문화·생태 관광
애기봉으로 시간여행 떠나보자
두물머리에서 시작한 한강은 모이고 만나고 흘러 바다로 가기 전 '조강(祖江)'에서 머문다. 비 오면 빗물이 산에서 계곡으로, 천에서 한강으로 그리고 임진강에서 교하 지나 예성강까지 흘러 조강에 다 모인다. 조강은 모든 물이 머물고, 염하에서 밀려온 바닷물까지 받아내는 거대한 강이다. 마치 할아버지처럼 넉넉한 품과 같다. 조강은 동쪽에서 한강으로, 북쪽에서 임진강으로 모든 지류를 포용한 으뜸 강이다. 썰물 때 갯벌이 되고, 밀물 때 바다가 되는 조강은 이름만큼 신비롭다. 하지만 드넓은 조강에 배 한 척 없이 거센 물결 속 물고기만 자유롭다.
백로 노니는 조강에 백로 절기에 삼삼오오 모였다. 비 오는 아침 애기봉에 오르는 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수많은 관광버스와 자가용까지 정문에 차가 즐비하다. 꼬마 손님들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꼭 가야 하는 관광코스가 되었다. 무엇을 보러 가는 걸까? 주차장에 주차 후 순서를 기다린다. 신분증과 출입 서류를 써야만 정문을 통과할 수 있다. 이곳은 해병대 2사단이 지키는 군부대로 155m 정상에는 1.4㎞ 앞 북한 땅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애기봉(愛妓峰) 푯말에 애달픈 사연이 전해온다. 한국전쟁 후 1966년 세운 비석이다.
600여 년 전 통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강화도와 교동도 뱃길, 강화 정족산성과 김포 문수산성 사이 염하를 통해 서울로 가는 유일한 뱃길이 있었다. 한반도의 인후가 염하요, 대한민국 목구멍이 조강이다. 개풍 제릉(齊陵)과 후릉(厚陵)을 오가는 능행길도 통진 조강 나루터에서 시작했다. 그렇다면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정문 앞 정빈홍씨 묘역과 경창군 신도비 주인은 누구일까? 경창군은 선조의 9남으로 광해군과 정원군의 이복동생이자, 인조의 왕숙으로 위기 속 관계와 소통에 능한 왕족이었다. 또한 정빈홍씨는 선조의 간택 후궁이자 경창군 어머니로 지혜롭고 총명하여 76세까지 천수를 누렸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조강, 예성강과 염하가 만나는 물길 속 조강리와 가금리 사이 애기봉 기슭에 '경창군과 정빈홍씨 묘역'이 있다. 형의 능인 김포 장릉(章陵)과 조카 능인 파주 장릉(張陵) 사이에 있다. 한강 변 김포 장릉과 임진강 변 파주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그리고 조강·염하 변 '경창군과 정빈홍씨 묘역'은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가기 전 함께 보아야 할 김포의 유산이자 경기의 숨은 보물이다. 김포 하성면 가금리 한재당을 본 후 경창군 신도비와 정빈홍씨 묘역을 보았다면 조강전망대에서 할아버지 강에 소원도 빌어보자.
추석 연휴에 역사·문화·생태 관광을 원한다면 김포와 통진 사이 애기봉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