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대부분 어르신들… 친구들과 뭉쳐서 민원 해결 보람"


반도체공장 시공사-주민 실무 소통
차량 손상 관련 세차장 운영 결과내
"재산상 피해 최소화 노력 계속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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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12

"동네사람 대부분이 어르신들입니다. 대기업과 대화를 하려면 저희가 필요하실 겁니다."

용인시 원삼지역은 수없이 돌아다니는 덤프트럭과 발파소리로 주민들의 피해가 큰 지역이다. 처인구에서도 오지라고 표현될 정도로 조용했던 시골 동네가 요즘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사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영화 속 '홍반장' 캐릭터 같은 역할을 하는 동네 청년이 있다. 한종수(48) 원삼면체육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체육회장을 2년째 맡고 있는 그는 원삼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사는 원주민으로, 동네 궂은일은 도맡아 하고 있다.

근처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며 사업하던 그가 동네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반도체공장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부터다.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이하 원지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문제에 발을 담그게 됐다.

한 회장은 "처음에는 오해도 많았다. 개인적인 욕심 또는 민원으로 시작했다는 소문부터 속상한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저 동네 선배들로부터 조언 잘 듣고 동네 발전을 위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니 지금은 힘든 것보다는 보람이 더 크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한종수 회장은 친구들과 함께 원삼면 동네 문제에 관해 머리를 맞댄다. (왼쪽부터)한 회장, 오흥석 원삼청년회장, 윤찬호 원지회 사무국장. /원지회 제공
한종수 회장은 친구들과 함께 원삼면 동네 문제에 관해 머리를 맞댄다. (왼쪽부터)한 회장, 오흥석 원삼청년회장, 윤찬호 원지회 사무국장. /원지회 제공

반도체공장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와 마을 주민들 간의 실무 소통도 한 회장의 몫이다. 각종 동네 민원을 해결하려면 주민 누군가는 나서야 하는데 본인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주민 차량들이 공사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것과 관련 최근 SK에코플랜트가 자동세차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역 주민이면 누구라도 원할 때 세차를 할 수 있다.

한 회장은 "아무리 대기업이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사업이지만 본인들 부모가 거주하는 집에 균열이 생기고 잠을 못 잔다고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것 같냐"며 "규정에 맞게 공사를 벌인다고 해도 어찌 됐든 동네 주민들의 피해는 막대하다. 주민들 입장에서 좀 생각해 줬으면 한다. 모쪼록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 뒤에는 든든한 동네 친구들이 있다. 1976년생 용띠 친구인 원지회 윤찬호 사무국장과 오흥석 원삼청년회장이 그들이다. 죽마고우인 이들은 의견차이가 있을 때도 잦지만, 갈등이 증폭되면 한 회장의 결정에 따른다고 말한다.

한 회장은 "친구들과 함께해 힘이 나고 어려운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 화합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그때마다 뭉쳐서 상의하고 있다"며 "친구들과 함께 더 발전된 동네, 그리고 재산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금처럼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조영상기자 dona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