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발표한 연금개혁안을 두고 전문가들은 세대간 형평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 정부안에 포함된 자동안정화 장치 제도는 사실상 연금을 삭감하는 '개악'이라고도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금 전문가들과 함께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안 긴급진단 토론회를 열고 정부안에 담긴 '자동조정장치'와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 제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주은선 경기대학교 사회복지전공 교수는 "연금 제도가 성숙하고 노인 빈곤율이 낮은 국가에서 주로 자동안정화 장치를 도입한다"며 "하지만 이런 국가에서도 연금 수령액을 깎는 결단은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소득대체율을 42%로 올리자고 했으나, 자동안정화 장치가 함께 도입되면 사실상 연금이 삭감될 것이다.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이야기하면서 자동안정화 장치를 말하는 건 모순"이라며 "세대간 형평성 저하 원인이 되는 급여 삭감 영향 부분은 전혀 다루지 않고 있고, 고령 인구도 늘어나고 있어 (자동안정화 장치로 인해) 연금액이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대간 보험료 차등 인상'은 사회 보험 기본 원리에도 맞지 않고, 단순한 제도여야 향후 어느 시점에서든 개혁이 가능한데 복잡한 제도가 시행되면 보완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정창률 단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금은 노후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연금 원칙 중 하나가 단순성"이라면서 "연금개혁 원칙으로 형평성을 제시해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제도는 불신을 낳는다. 어떤 시점에 가서 (제도를) 개혁하려 할 때 복잡하면 (복잡한) 제도 때문에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도 세대간 차등 인상 제도는 설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연금개혁 논의는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 후 세부적 사안은 개별 단위 위원회가 맡는 구조로 가야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 교수는 "해외 사례에서도 연금제도 논의는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한다"면서도 "세부적인 이야기를 (모두) 할 수 없고 가야할 길이 멀기에 범부처가 논의하되 각론에 있어서는 개별 위원회 단위에서 이야기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모수개혁부터 빠르게 하는데 적합한 구조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가 내년부터는 구조개혁을 한다고 했으니 정부가 가져올 구조개혁안에 맞춰서 그때 그에 맞는 협의체 구조를 짜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은 "당분간은 복지위 차원에서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고, 서영석 의원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안이 만들어진 후에 연금특위를 꾸리든 말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정부 연금개혁안에 전문가들 "세대간 형평성 원칙 위배"
입력 2024-09-12 20:31
수정 2024-09-1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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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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