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개막… 내달 13일까지 진행
백일홍·핑크뮬리 꽃밭, 산책길 인상적
대한민국 지도를 빼 닮은 다도 포토존
호박터널, 농특산물 판매 ‘마켓섬’ 눈길
‘2024 자라섬꽃페스타(가을)’가 자라섬 남도 일원에서 지난 14일 개막했다.
축제 첫날 오전에 찾은 자라섬은 잔뜩 흐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구름이 걷히고 바람이 산들거려 날씨로 인한 탐방의 어려움은 없었다.
임시주차장이 조성된 중도 축제장 입구에 들어서자 수십 년 수령의 미루나무에서는 잎사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매미가 아우성이다.
매미 울음이 잦아들 때쯤 매표소를 지나자 남도 관문인 꽃다리가 반긴다.
매표소 주변에는 가평군야생화연구회가 가을 전시회를 마련하고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또 2025~2026년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가평 개최 홍보·관광안내·체험부스, 물품보관·의무·수유실 등의 편의시설도 자리하고 있다.
중도와 남도를 잇는 꽃다리 횡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탐방에 나섰다.
남도에 첫발을 딛고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자 중도와 남도를 가로지르는 북한강, 수십 m 높이의 미루나무, 노랗게 만개한 하늘바라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정면은 좀 더 다채롭게 느껴졌다. 자라를 형상화한 썬샤인 산파첸스와 해바라기, 초록을 물씬 먹은 불루 애로우 등을 병풍처럼 감싸 안은 소나무 군락 등의 풍경이 그랬다.
남도 입구 파노라마의 끝인 오른편은 3개의 산책로와 개화 준비 중인 핑크뮬리, 야간 경관조명 시설 등을 비롯해 활짝 핀 백일홍 꽃밭이 멀찌감치 보였다.
이날은 만남의 장소에서 출발하는 5곳의 남도산책로 중 일명 중앙 산책로로 발길을 잡았다. 시작부터 강한 풀내음이 코끝에 스민다. 축제 안내도를 살피니 이곳은 야생화와 구절초 등을 심은 구역으로 아마도 아직 개화 전이라 꽃향이 아닌 풀향이 가득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 구간을 지나자 탄성과 함께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하나같이 빨라진다. 전방에 대규모로 조성된 백일홍 꽃이 만개해 장관을 연출하고 있어서다.
방문객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이곳저곳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이후 많은 이가 꽃밭 안에 설치된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망대는 그리 높진 않지만 360도 회전하면 드넓은 백일홍 꽃밭은 물론 북한강과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꽃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기 때문이다.
백일홍 꽃밭을 지나자 이번에는 산책로 양쪽으로 조형물과 아기자기한 꽃들이 가득하다. 모형 풍차를 비롯해 미국 정원의 자유의 여신상, 디즈니 캐릭터 등의 조형물과 곰돌이푸우&마이 멜로디 등으로 꾸며진 꽃밭 ‘동심 속으로 꽃동산’은 어린이 등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발걸음을 조금 더 잇자 남도의 남쪽 끝인 남도광장이다. 자라나루가 떠 있는 북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라나루에서 자라섬~남이섬~가평 마리나 구간을 잇는 북한강 천년뱃길 선박 등을 이용해 북한강 주변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광장 주변에는 지역다문화 가족 등이 운영을 맡은 다문화 감성 프리마켓도 자리하고 있다. 타코야끼, 블린치키, 아레쉬키 등의 다문화 음식 체험 등을 위한 준비로 프리마켓은 분주한 모습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남도광장을 돌아 백일홍과 북한강이 어우러진 동쪽 강변 산책로에 접어든다.
순간 강물이 일렁이며 백일홍 꽃대가 이리저리 살랑이더니 이내 바람이 온몸을 때린다. 강도와 양은 일정하지 않지만 바람이 스칠 때마다 제법 시원하다. 이른바 물내음을 품은 강바람이다.
이 산책로 주변에는 또 하나의 전망대가 조성돼 호주정원, 대한민국 지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호주·미국 정원 등은 한국전쟁 당시 가평전투에 참전한 미국, 영연방 국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와 남해의 다도는 물론 울릉도와 독도를 담은 이 지도는 축제 대표 포토존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이 산책로는 팜파스글라스, 하늘바라기, 펜스테몬, 체리세이지 등의 다양한 꽃들로 꾸며져 지루하지 않다.
구름이 걷히며 드러난 파란 하늘도 지루함을 떨쳐내는 데 한몫했다.
조금 더 걸으니 갈림길이다. 남도산책로 중 가장 높은 곳에 조성된 산책로로 발길을 옮겼다.
이 산책로는 자라섬 중간 부분으로 남도 좌우 풍광을 조망하기에 으뜸이다.
또 노송 군락지로 소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실은 바람은 청량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노송 감상을 끝으로 남도 여정이 끝날 무렵 북한강에 떠 있는 하얀 돛을 단 모형배 한 척이 눈에 들어온다.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남도를 빠져나와 탐방이 끝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조롱박, 수세미, 하늘마, 풍선초 등 넝쿨식물 등으로 꾸며진 호박터널이 맞는다. 눈이 쉴 틈이 없다.
마지막 코스인 지역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마켓섬’도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오늘 탐방을 마치고 나니 이 축제가 2년 연속 경기관광축제에 선정된 이유를 알 듯하다.
이번 축제는 다음 달 13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는 서태원 군수, 김경수 군의회의장 및 의원, 임광현 도의원, 송명규 농협은행 군지부장, 장동규 농협조합장, 최승수 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장도원 노인회장,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 축하공연, 개식, 축제홍보영상 시청, 개막퍼포먼스, 축하공연, 기념촬영, 꽃정원 관람 등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