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두각 나타내는 분야 다양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
경우에 따라 구성원간 마찰·충돌
두각 잘라내면 소극적으로 바뀌어
사이 공간 채워 넣어야 역량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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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잘라내는 것이 쉬울까? 아니면 채워 넣는 것이 쉬울까? 사람들은 제각각의 모양을 지니고 있다. 모양을 다르게 표현하면 각자의 강점이나 스타일 혹은 특징 등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특정한 분야나 상황에서 두각(頭角)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미지로 표현하면 톱니바퀴와 같다. 구성원들간 서로 부각된 부분들이 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부각된 것들 간에 마찰이 일어나거나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삐걱거리기도 하고 멈춰서기도 한다. 조직에서 이와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구성원들간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생산성이 저하되거나 성과가 저조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서로 다른 모양의 구성원들이지만 원만(圓滿)하게 지내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조직과 리더의 입장에서 볼 때 구성원들을 원만하게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을 잘라내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내접원(內接圓)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뾰족하게 보이거나 튀어나온 부분을 하나하나 잘라내서 전반적으로 둥그스름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한 언행의 예를 들면 잘못한 것에 대해 직설적으로 지적을 한다든지 하지 말라고 하거나 왜 했냐고 추궁하는 것 등도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주눅이 들게 되고 소극적인 태도로 바뀌게 된다. 무사안일을 추구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의 총면적은 줄어들게 된다. 달리 말하면 개인의 역량이 축소되는 것이기도 하고 역량을 발휘하는데 제한을 두는 것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원만하게는 만들었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한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런데 구성원들을 원만하게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이는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과 부분 사이의 공간을 채워 넣는 것이다. 즉 외접원(外接圓)을 만드는 것이다. 외접원으로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남다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보이는 것을 잘라내는 것은 쉬워도 보이지 않는 것을 채우는 것은 쉽지 않다. 먼저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도 고민이고 채워나가야 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로 간 채우거나 채워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접원으로 접근해서 원만하게 만드는 것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유용하다. 내접원으로 접근하는 것과 비교하면 우선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의 총면적이 커지는 것은 자명하다. 이는 곧 개인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개인의 성장은 조직의 성장과도 연계되어 있다.

조직과 리더가 이렇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구성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대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기도 해야 한다. 이는 종이컵을 바라볼 때 평면에서 보면 사다리꼴이지만 위나 아래에서 보면 원형인 것처럼 구성원들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모습이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는 부분과 부분이 특정한 지식이나 스킬 등으로 채워졌을 때 어떤 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이는 리더가 직간접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동안의 경험이나 사례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학습을 통한 예측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A를 하면 하고 있는 일에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다' 혹은 'B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은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등과 같은 표현이다. 이렇게 접근하면 개인의 역량은 커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개인별 부각되는 부분들은 또다시 생기게 되는데 이 때도 마찬가지로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채워나가는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채움의 과정에는 상호 공동의 목적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일방향적인 생각이나 기대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도 필수적이다. '당신으로 인해 가능했다' 등과 같은 말은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고 지원해야 나올 수 있는 말이고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이루는 방법이기도 하다.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