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확대했지만 거래량 되레 감소
거래액 상반기 전년동기比 15% ↓
"가격 더 내려가야 수요 늘어날듯"


경기도내 한 지식산업센터.
과잉 공급으로 인해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이 침체에 빠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 지식산업센터. /경인일보DB

정부가 공실이 증가하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의 활성화를 위해 입주 업종을 확대했지만 인천·경기지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경기지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801건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들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989건)보다 19% 줄면서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거래 금액 역시 올 상반기 2천398억원으로, 지난해(2천817억원) 대비 14.9% 감소했다.

경기 침체로 지식산업센터 입주기업은 물론 투자 수요도 급감하자 정부가 지식산업센터 입주 가능 업종을 확대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제조업과 정보통신업 등 첨단 산업으로 제한했던 입주 업종을 통신판매업과 전문건설업 등으로 확대했다.

일부 업종의 해제만으로 공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7월에는 산업집적법을 개정해 도박업과 주택공급업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입주 가능 업종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지식산업센터 공실 문제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1990년대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렸던 지식산업센터는 2020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거 공급됐다. 공장 신증설이 제한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대상에서 제외돼 공장을 대체할 용도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2020년 4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인천·경기지역에 들어선 지식산업센터는 200동을 넘어섰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시지회 관계자는 "입주 업종 제한을 풀어도 경기가 좋지 않아 그나마 있는 업체들도 임차 기간이 지나면 나가는 상황인데 공급은 넘치니 공실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거래 가격이 더 내려가야 그나마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요가 1년 넘게 얼어붙으면서 지식산업센터의 거래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3.3㎡당 가격은 평균 1천619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평균 거래 가격 1천751만원보다 7.5% 내렸지만 거래가 활기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공급 과잉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도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이라며 "입지가 좋은 일부 지역의 거래는 발생하겠지만, 단기간 내에 거래 회복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