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찾은 성남시 재활용선별장. 수거된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이 높이 쌓여있다. 2024.9.19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19일 오전 찾은 성남시 재활용선별장. 수거된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이 높이 쌓여있다. 2024.9.19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꿀맛 같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첫날인 19일, 그간 쌓여있던 생활폐기물들이 처리장으로 밀려들었다. 현장에는 연휴 기간 중 배출된 생활폐기물이 모여 넘쳐흘러 쏟아지고 있었다.

이날 오전 성남시 재활용선별장에는 재활용품을 가득 실은 노란색 수집차량이 쉬지 않고 들어왔다. 해당 차량들에는 아파트 단지와 골목에서 거둔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폐비닐 등의 재활용 생활폐기물 등을 볼 수 있었다.

각 소재별 하차 장소에는 버려진 폐기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수거된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더미는 폐기물을 한 곳에 모으는 높이 2.85m의 장비보다 더 높았다. 휠로더라는 이름의 이 장비는 수집차량이 바닥에 쏟아내는 폐기물을 쌓아 올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19일 오전 찾은 성남시 재활용선별장. 휠로더가 명절 연휴 간 배출된 스티로폼 폐기물을 정리하고 있다. 2024.9.19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19일 오전 찾은 성남시 재활용선별장. 휠로더가 명절 연휴 간 배출된 스티로폼 폐기물을 정리하고 있다. 2024.9.19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폐기물수거원들은 끊임없이 수거해도 그대로인 생활폐기물을 옮기기 위해 평소보다 많이 선별장을 오갔다. 현장에서 만난 수거원 조모(50)씨는 “평소에는 폐기물 하차를 위해 선별장에 1~2번 정도 방문하는데, 오늘은 오후 12시30분이 지났는데 5번이나 왔다”며 “새벽 5시 출근, 오후 2시 퇴근인데 오늘은 오후 4시 이후에나 퇴근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감당할 수 없는 생활폐기물은 대형폐기물 수거원들까지 업무에 달라붙게 만들었다. 대형폐기물을 수거하는 백모(40)씨는 “명절 연휴 늘어난 폐기물 수거하려고 대형폐기물 수거를 마치고 지원 나왔다”며 “명절 선물 포장용품인 스티로폼의 부피가 크고 양이 많아서 빨리 폐기물을 처리하려면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각되는 일반쓰레기들이 모이는 자원회수시설에도 수거차량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방문한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에는 평소 같은 시간대에 보기 힘든 수거차량들이 연이어 들어왔다. 자원회수시설은 본래 오후 4시까지였던 폐기물 반입시간을 이날은 오후 5시까지 1시간 연장했다.

일평균 120여대의 수거차량이 들어오지만 이날은 오후 3시까지 171대가 들어와 급증한 폐기물 배출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 19일 하루에만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된 폐기물은 약 992t으로 평일 평균 반입량인 400~500t을 훌쩍 뛰어넘었다.

19일 오후 방문한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이날 하루에만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된 폐기물은 약 992t으로 평일 평균 반입량인 400~500t을 훌쩍 뛰어넘었다. 2024.9.19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19일 오후 방문한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이날 하루에만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된 폐기물은 약 992t으로 평일 평균 반입량인 400~500t을 훌쩍 뛰어넘었다. 2024.9.19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관계자는 “수거원들이 맡은 구획의 폐기물을 거둬들이다가 수거차량이 꽉 차면 이곳에 와서 쏟아내고 다시 가서 수거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오간다”며 “오전 9시에서 10시30분 사이에는 수거차량이 너무 많이 와서 줄까지 섰다”고 말했다. 이어 “수거되는 폐기물을 보면 화려하고 과포장된 명절 선물세트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명절 기간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물세트 생산업체에서 과포장을 줄이고, 과포장된 선물 소비를 줄이는 소비자들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환경부의 ‘추석 연휴 쓰레기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9년 11만8천412t이었던 전국의 추석 연휴 쓰레기는 지난해 19만8천117t으로 5년 만에 67%가 증가했다. 경기도의 추석 연휴 쓰레기 발생량도 매년 전체의 25% 이상을 기록했다. 2019년 3만1천847t이었던 경기도 추석 연휴 쓰레기 발생량은 2020년 3만5천346t, 2021년 3만5천270t, 2022년 3만6천471t, 지난해에는 5만4천2t으로 늘어나 전체의 27.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