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6개월만… 경기침체 선제대응
한은 '10월 인하' 가능성에 관심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이 이에 발맞춰 금리 인하에 나설지 주목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부채 증가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p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연준이 빅컷을 택한 것은 경기침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연준은 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실업률 전망치를 4.0%에서 4.4%로 상향하고, 연말 개인지출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8%에서 2.6%로 내렸다. 고용이 줄고 물가 상승세도 둔화하면서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7월과 8월 고용보고서에서 고용 지표가 인위적으로 높게 나타나 앞으로 하향 조정될 것을 시사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은행 역시 내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연준의 우려대로 미국이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경우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주요 산업이 수출 시장에서 타격을 입을 여지가 있고, 이달 들어 부동산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보여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주요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1조3천억원으로 전 주(9천억원) 대비 40% 넘게 늘었는데, 한은 금통위를 앞두고 가계부채 증가 여부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연구원은 "10월 금리 인하 명분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달렸다"며 "금통위까지 남은 3주 동안 주담대 취급액이 1조원 아래로 줄어들 경우 기준금리 0.25%p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