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이해부족 전임자 현상 유지 형국
송도 6·8공구 개발사업 답보 '부정적 여론'
취임식서 시민에 한 약속 구체적 보여줘야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투자기업 및 국내 복귀 기업의 경영 환경과 외국인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지역으로, 인천(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은 그 선두에서 지역과 국가 경제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청장은 특별법에서 정한 도시개발사업 및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의 추진전략, 발전계획 수립, 전략산업 육성, 투자유치, 외국인 정주 여건 개선 등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는 막중한 책임자다.
인천의 경우 직제상으로는 1급 관리관이 수장인 청(廳)이란 명칭의 인천시 산하 조직으로 편제돼 있으나, 많은 직원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예산은 약 1조5천억원이다. 기초자치단체인 인천 동구의 다섯 배, 송도국제도시(경제자유구역)가 속해 있는 연수구와 비교해도 두 배에 가깝다.
업무는 또 어떤가. 경제자유구역청은 특별법에 의해 40여 가지 법정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장은 시장이나 구청장의 업무 상당수를 위임받아 수행하고 있으니, 시도지사급 권한을 행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체적으로 인천경제청장은 시장이 직접 수행하는 30여 개 부서 150여 개 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하고 있다.
제8대 인천경제청장 6개월의 평가는 어떤가. 유감스럽게도 그리 탐탁하지 않다. 부정적 시각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비공직자 출신으로서 공직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그로 인한 대화와 소통의 미흡, 시민단체나 지역사회와의 거리감 등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성이 부족해 인천경제청의 주요 현안 사업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부서장에게 위임도 해주지 않아 업무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평가다. 아울러 투자유치 전문가라고 알려져 많은 기대를 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전임자가 추진하던 업무를 그대로 현상만 유지하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사례는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의 답보 상태다. 인천경제청 주도로 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며, 자문위원회는 6개월이 넘도록 회의를 한 번도 안 하고 위원들과의 상견례조차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송도의 자생적 주민단체에서 인천경제청장의 업무 능력과 평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부분 부정적 반응을 내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경제청장은 시장의 정책을 보좌하는 참모나 일개 실국장급이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 참모의 자질과 리더의 덕목은 다르다. 책상 앞에 앉아 연구하고 기획하는 것은 참모의 자질이다. 밖으로 뛰고, 나서서 홍보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것은 리더의 능력이다. 인천경제청장은 참모가 아닌 리더여야 한다. 송도·청라·영종이 인천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그것도 누구보다 더 열심히 뛰는 리더여야 한다.
앞서 지적한 인천경제자유구역 자문위원회는 경제자유구역의 비전과 전략, 중장기 발전 전략을 비롯해 각종 개발과 투자유치를 조언하고 자문하는 기구다. 관련 조례상 시장의 자문에 응하도록 돼 있지만 인천경제청 소속 부서장이 간사이니 운영은 청장의 몫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업무를 파악하는 데 6개월이면 절대 짧지 않다. 한가롭지도 않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모든 면에서 국내 1위라는 평가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우리 인천의 경쟁 상대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인천경제청장은 지난 2월20일 취임식에서 "세계 최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초일류 도시의 꿈'을 이루는 데 저의 모든 역량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인천시민에게 약속했다. 지금부터라도 그 약속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신원철 인천 연수구 초대·2대 민선구청장·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