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 손길에 거주 9명 전원 치료
"그간 병원가기 힘들었는데 편리"
박상일 회장 "무료방문 계속할 예정"
발달장애인 9명이 생활하는 '인천 미추홀 푸르내'는 지난 21일 오후 '작은 치과'가 됐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거주시설인 이곳에서 인천지역 치과의사들이 진료 봉사활동을 했다.
진료는 오후 2시40분께 시작됐다. 33㎡ 남짓한 1층 사무실에 마련된 이동식 진료실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발달장애인들과 치과의사들로 가득 찼다.
낯선 치아 진료에 겁을 내기도 해 잠깐 중단되기도 했으나 오후 4시께 9명 전원에 대한 진료가 마무리됐다.
이날 진료는 환자들의 전반적인 치아 상태를 점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충치나 치주 질환이 심한 발달장애인에 대해선 향후 시술 일정을 논의했다.
진료를 받은 발달장애인 김귀자(52)씨는 "이곳에서 치과 진료를 받는 건 처음이다. 몸이 불편해 병원에 가기 힘들었다"며 "거주시설에서 진료를 받으니 편리하고 좋다. 앞으로도 이러한 무료 진료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찾아가는 치과 진료'는 인천장애인치과진료봉사회 소속 의사들이 마련했다.
평소 치과를 방문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찾아가는 치과 진료 봉사활동을 계획했다고 한다.
2002년 설립된 인천장애인치과진료봉사회에는 40여 명의 치과 의사가 참여하고 있다.
인천장애인치과진료봉사회 박상일 회장은 "발달장애인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일반 병원에선 진료받기가 쉽지 않다"며 "우리가 직접 장애인 기관을 방문해 진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이번 봉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인천장애인치과진료봉사회는 방문 진료를 위해 조립식 치과 진료 전용 의자와 이동식 진료 장비 등을 구매했다.
박 회장은 "오늘을 시작으로 강화도 등 인천지역 곳곳의 장애인 기관을 방문해 무료 진료를 펼칠 것"이라며 "발달장애인 등이 치료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장비와 인력을 보강해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미추홀 푸르내 장경희 원장은 "발달장애인은 충치 치료만 하더라도 입을 벌리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어 저항이 심하다. 이 때문에 안 좋은 치아 상태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말인데도 직접 기관을 방문해 치과 진료를 한 봉사회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