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2박 4일 '체코 방문' 성과
파벨 대통령 "한수원 수주 낙관적"
前정부 고사위기 산업 '회생' 계기
'24조 사업' 경제적 낙수효과 기대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성명도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체코 공식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우리 정상으로는 9년 만에 공식 방문이었지만, 2박 4일간 짧은 일정을 통해 우리 기업의 원전 건설 수주 굳히기에 온 힘을 쏟았고, 원전 수출 성사를 통해 회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잇따라 회담을 열어 우리 기업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수주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양국은 내년 수교 35주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원자력 ▲교역·투자 ▲과학, 기술·혁신 및 정보통신기술 ▲사이버 안보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틀 남짓한 일정을 쪼개 수도 프라하에서 약 90㎞ 떨어진 플젠시를 방문해 원전 설비 공장도 돌아봤고, 이틀간 이어진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원전 수주 확정을 위한 체코 측의 관심과 협조를 끌어냈다.
파벨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국 두코보니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한국 컨소시엄이 수주할 것이라는 데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파벨 대통령은 확대회담에서 "체코도 한국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한수원의 사업 최종 수주에 낙관적이며, 이 사업이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기반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김태효 안보실 제1차장이 전했다.
이는 전임 정부에서 고사 위기까지 갔던 국내 원전 산업이 해외 원전 수출 성사를 통해 회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체코 두코보니 원전 사업을 수주할 경우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약속했고, 양국은 '팀 체코리아' 결의를 다졌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계약이 체결돼서 시공하게 된다면 설계, 시공 모든 절차에서 체코와 함께 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의 개발뿐만 아니라 원전 인력의 양성까지 협력해 그야말로 원자력 동맹이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특허권을 주장하며 우리의 원전 수출에 이의를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해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원전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한미 기업 간의 원만한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내년 3월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사업 규모는 총 24조원으로 추산된다. 자칫 몰락 직전까지 갔던 원전 산업의 부활은 물론 경제적 낙수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규모다.
양국 기관과 기업은 이번 공식 방문을 계기로 원전 분야 19건, 경제 분야 6건, 첨단산업·기술 분야 19건, 수소 분야 3건, 인프라 분야 7건, 기타 2건 등 총 56건의 MOU를 체결했다. 양국 정부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며 교역 분야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