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이·착륙 1시간40분 차질
부평구청 인근·운남동·송림동 등
23일 오전까지 전국 120여개 확인
합참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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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평구청 인근 도로에 북한이 살포한 대남 쓰레기 풍선이 떨어져 경찰 관계자가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2024.9.23 /독자 제공

북한이 살포한 대남 쓰레기 풍선 때문에 인천국제공항 이·착륙이 차질을 빚는 소동이 벌어졌다. 우리 군 당국은 쓰레기 풍선 피해가 더 커질 경우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23일 오전 5시25분께 인천국제공항 인근 상공에서 북한이 부양한 쓰레기 풍선이 발견돼 활주로 운영이 중단됐다.

이 풍선이 바다에 떨어진 것이 확인된 6시43분께 운영이 재개됐으나, 10여 분 뒤인 6시55분에 이착륙이 다시 금지됐다. 인천공항 물류단지 등에서 쓰레기 풍선 잔해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활주로 운영 중단 조치는 1시간40여 분만인 7시8분께 완전히 해제됐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으로 인천공항 활주로 운영이 중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전날(22일) 오후부터 쓰레기 풍선을 남측으로 날려보냈다. 23일 오전까지 인천과 서울 등 전국에서 120여개의 쓰레기 풍선이 확인됐다.

인천에선 도심 곳곳에 쓰레기 풍선이 떨어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오전 8시14분께 인천 부평구 부평구청 인근 도로에서 쓰레기 풍선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잔해물이 떨어진 도로 일대를 통제했으며, 군 당국은 폭발물처리반을 투입해 잔해물에 폭발물이 포함됐는지를 확인했다.

앞서 오전 6시42분께 중구 운남동에서도 쓰레기 풍선 관련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출동해 안전 조치 작업을 진행했다.

또 전날 오후 8~9시엔 동구 송림동 병원 앞 도로 등지에서 쓰레기 풍선 잔해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행히 쓰레기 풍선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5월 2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북측이 22차례에 걸쳐 5천500여 개의 쓰레기 풍선을 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수거' 중심으로 쓰레기 풍선에 대응해 왔으나, 피해가 커지면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가 진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풍선 부양 원점에서부터 실시간으로 추적·감시, 낙하 즉시 안전대책을 강구해 수거하고 있다"며 "북한 쓰레기 풍선을 근절시키는 근본적인 대책은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군사적 조치'와 관련한 기준 등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