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인 2014년 9월 23일 한국 승마 마장마술 대표팀의 '에이스' 황영식은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개인 결승에서 금빛 연기를 펼치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같은 날 박태환은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자유형 400m 경기에서 쑨양(중국)과 하기노(일본)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박태환은 대회 3연패에 실패했지만 쑨양의 손을 들어올리며 스포츠 정신을 빛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1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이를 기억하고 재조명하기 위한 기념행사나 새로운 미래 비전을 위한 심포지엄 같은 프로그램 하나 없이 지나가고 있다.
2014 아시안게임은 인천이 치른 가장 큰 국제행사였다. 그런 경험은 지역사회의 자산이다. 인천이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인천시내 곳곳에 지어진 국제 수준의 경기장만 덩그러니 남았다. 10년이 지난 현재 일부 경기장에서 열리는 일회성 행사 외에 활용도는 미진하다.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면서 '애물단지'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4천700억원이 투입돼 서구에 건립된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한 신설 경기장들은 콘서트 등 일회성 행사나 단순 공간임대용으로 전락했다. 당초 인천시는 각 경기장 특성에 맞춰서 스포츠 테마파크나 공연장, 오토캠핑장 운영 등을 고려했다. 그러나 대부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중앙부처와 협의도, 예산 마련도 쉽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체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유산사업을 체계화할 수 있는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역 정치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유산 계승·발전사업을 체계화하고, 지역 스포츠 발전 방안을 연구하는 가칭 '인천글로벌체육진흥센터' 설립 움직임이 이는 것이다. 센터를 통해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의 결정적 역할을 한 특화사업이자 아시아 스포츠 약소국 지원사업인 '비전 2014 프로그램' 등 스포츠 국제교류를 재개하자는 구상도 있다.
체육시설물들을 수익적 관점에서만 바라볼 일은 아니다. 시민이 수시로 찾고 드나드는 명소로 거듭나는 것이 우선이다. 1988 서울올림픽이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처럼 유산사업을 전담하는 기관을 설립해 전문적인 유산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