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국산 16t 긴급수입
소비자 거부감 커… 영향은 미미
연말까지 '배춧값 고공행진' 전망
농식품부, 출하 장려금·할인지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 영향으로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이 2만원을 넘어서는 등 폭등세를 보이자 정부가 배춧값을 잡기 위해 중국산 배추를 긴급 수입키로 했다.
하지만 중국산 배추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거부감이 큰 탓에 실제 배춧값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2월 초까지 배춧값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원예농산물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유통업체에 장려금을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다음달 2일까지 할인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중국산 배추를 수입, 시장에 공급할 예정인데 오는 27일 수입배추 초도물량 16t을 들여온 뒤 중국 산지 상황을 보면서 수입물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다음달부터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중순께 연천군과 경북 문경시 등으로 출하 지역이 늘어나면 배추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도내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종전 해발 600m이던 강원도 대관령 등 고랭지 배추 재배 한계선이 올여름 폭염으로 해발 800m까지 올라가면서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이로 인한 출하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전남, 경남 등 남해안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될 때까지 배춧값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종전 10월 하순부터 출하됐던 가을배추도 올해엔 추석 연휴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배추 모종이 말라죽거나 지난 20~21일 남부지역 집중호우 피해를 입으면서 모종을 다시 식재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배추 생육기간(60일)을 감안하면 12월 초가 돼야 본격적으로 가을배추가 출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산 배추도 중국 일부 지역이 고온으로 배추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2022년 배추 파동 당시 한 대형마트가 중국산 배추를 수입·판매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상당량을 폐기 처분했을 정도로, 배추 수요가 많은 가공·외식업체를 제외한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중부지방의 배추 모종 식재기간은 이미 지난 상태라 최근 식재한 남부지방의 가을배추가 출하될 때까지 배춧값 안정은 어려울 것"이라며 "배춧값이 오르는 만큼 중국산 김치의 수입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농산물(7.0%), 축산물(4.2%) 등을 포함해 농림수산물이 5.3% 상승했지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덕분에 7월(119.56)보다 0.1% 하락한 119.41(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