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인천산단 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선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은 “소비자들이 경험을 통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환상 상품’을 인천 중소기업들도 개발하기 위한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2024.9.25 /남동경협 제공
제27회 인천산단 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선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은 “소비자들이 경험을 통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환상 상품’을 인천 중소기업들도 개발하기 위한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2024.9.25 /남동경협 제공

“품질만 내세워서 일류 제품을 파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소비자들이 경험을 통해 만족할 수 있는 ‘환상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은 25일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제27회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아침특강’ 강연자로 나서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이 제품의 브랜딩(상품의 이미지를 만드는 행위)을 활용해 환상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환상 상품의 시대, 기업과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한 그는 환상 상품을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비싼 값을 지불해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제품이라고 정의했다. 예를 들면 5성급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일상에서 쓰는 돈을 아껴서 큰 사치를 누리는 ‘경험적 소비’ 행태가 환상 상품 구매로 이어진다는 게 김 소장 주장이다.

김 소장은 환상 상품과 경험적 소비가 자리 잡게 된 배경으로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를 꼽았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고급 제품을 소유함으로써 만족을 느꼈다면, 최근에는 고급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드러낼 기회가 많아지면서 제품의 품질 못지않게 이미지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내구성과 실용성 등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능력은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1등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품은 많지 않다”며 “소비자들이 과시할 수 있는 이미지를 담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인천의 제조 중소기업들 역시 브랜딩을 기반으로 자립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참여해 원청이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은 소비 패턴이 변화한 지금의 시장 구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이유다. 그는 “K뷰티를 앞세워 미국과 일본 등에서 성과를 내는 화장품 브랜드를 보면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다수”라며 “상품의 이미지를 잘 포장하는 기획력 있는 스타트업과 협업한 결과”라고 했다. 이어 “한 분야에서 30년 이상 살아남은 중소기업은 충분히 기술 경쟁력이 있다”며 “기획과 아이디어, 브랜딩을 잘하는 기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혁신하는 전략이 향후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