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가격' 무주택자 불안 요소
5월 발표한 주택가격지수 높은 편
차별화된 시각보다 시장심리 파악
지표·중요 변수 고려 방향성 고민
그렇다면 수요를 감안한 적정 공급량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통계청 주택소유통계를 살펴보면 유주택 가구 비율은 56%, 무주택 비율은 44%로 확인된다. 전국 2천177만가구 중 무주택은 약 954만가구로 잠재된 실수요층으로 볼 수 있다. 무주택 가구를 연령에 따라 다시 쪼개면 ▲30세 미만 164만가구 ▲30~39세 195만가구 ▲40~49세 170만가구 ▲50~59세 173만가구 ▲60세 이상 252만 가구다. 시장에 대기 중인 무주택자들의 불안감 평가는 임대차 가격 데이터를 통해 가능하다.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수요층 지표는 전·월세 가격으로 그 이유는 무주택 954만가구가 결국은 내 집 없이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는 대기 수요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전·월세 가격은 상승폭이 커지면 시차를 두고 갈아타기 수요가 누적되며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동한 바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7월 말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이후 전·월세가격이 폭등하면서 매매가격도 시차를 두고 오름폭을 확대했다. 즉 현재 무주택가구의 주거 불안감을 늘리는 요소가 최근 1년 이상 오름세인 임대차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임대차 가격이 실수요층의 불안 요소라면 수요층의 조급증에 대한 평가는 청약경쟁률로 확인할 수 있다. 매매거래량의 증감 추이로도 수요층의 조급함을 일부 확인할 수 있지만 거래량에는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혼재된 반면 청약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 위주로(유주택자는 미미한 편) 구성되기 때문이다. 서울 기준으로 2022년 10대1 수준의 경쟁률을 보였던 상황이 2023년 57대1, 2024년(1~9월)은 138대1로 점점 치열해지는 과열양상이다. 청약경쟁률이 치열할수록 수요층이 분양시장에서 이탈하기 때문에 기존 주택 가격을 자극한다.
그 외 수요 심리 지표들은 기술의 발달로 수요층 심리를 각종 기관들이 직접 조사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한국은행은 물론 한국부동산원, KB국민은행, 부동산R114 같은 시세조사 기관에서 수요층(가구· 중개사무소·주거단지 등) 표본 조사를 통한 선행 지수를 발표한다. 이 중 한국은행은 매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발표하며 이와 동시에 주택가격전망지수도 발표한다. 해당 지표는 장기평균치를 기준값(100)으로 하여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CSI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의미한다. 가장 최근 발표된 5월 자료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2021년 10월에 기록한 125 이후 가장 높다.
이처럼 다양한 수요 지표들을 참고해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성공적인 의사 결정은 남들과 다른 차별적 방식에서 오기보다는 시장 전반에서 움직이는 군중심리를 먼저 아는 것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다양한 수요 심리 지표를 살펴봤지만 특정 시점(혹은 최근)에 산출된 지표 해석은 주의가 필요하다. 1년 이상의 중장기 추이를 통해 수요자 심리 상태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더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 지수가 119이므로 1년뒤 집값이 오른다고 결론내는 것이 아니라, 역대 최저점인 2022년 11월(61) 대비 수요 심리가 많이 개선됐다는 정도의 해석이 더 유효하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수요층 지표들을 다양하게 참고하고, 그 외 나머지 중요 변수들을 고려하여 부동산 시장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