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김포공항 항공기 이착륙 중단 피해 20여차례 속출
"사태 심각성 커지면 국제협회 대응… 당장 해결책 없어"


인천공항 활주로. /경인일보DB
오물풍선으로 인해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활주로./경인일보DB


북한이 살포 중인 오물풍선으로 인해 인천·김포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 중단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정이 이렇자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70여 개 국내외 항공사 협의체 '인천공항 항공사운영위원회'(AOC)는 오물풍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민·광주 서구을) 의원이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북한의 오물풍선 탓에 인천·김포공항 활주로 운영이 총 20차례(413분)나 중단됐다.

국토교통부는 오물풍선이 공항에 접근하면 항공기 운항 안전을 위해 활주로 운영을 중단시키고 있다.(9월 24일자 6면 보도=북한 쓰레기 풍선에 '활주로 셧다운')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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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올해 5월부터 오물풍선을 살포했는데, 6월1일 오후 10시48분부터 54분간 국내 공항에선 처음으로 인천공항 활주로 운영이 중단됐다. 이튿날인 2일 오전에도 오물풍선 탓에 두 차례에 걸쳐 37분간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됐다. 김포공항에선 7월24일 오후 5시22분부터 세 차례에 걸쳐 58분간 활주로가 운영되지 못했다.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되면서 항공사와 승객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6월26일 미국 밴쿠버에서 인천공항으로 오던 대한항공 여객기는 북한의 오물풍선으로 인해 인천공항 활주로 운영이 중단되자 기체를 돌려 청주공항에 착륙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오물풍선으로 인해 여섯 차례 회항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른 항공사들도 이착륙 지연에 따른 고객들의 불만이나 불필요한 연료 소모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기들은 기상 악화 등으로 착륙 조건이 나쁘면 공항 상공에서 선회하다 재차 착륙을 시도한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한 예비 연료가 있으나 상공에서 선회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인근 공항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 AOC 박정원(캐세이퍼시픽항공 인천공항지점장) 위원장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오물풍선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대응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착륙이 지연되면서 항공사와 여객 등에게 피해가 생기고 있지만 당장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