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는 새 시각으로 역사와 소통 모색
■ 소비의 한국사┃김동주·김재원·박우현·이휘현·주동빈 지음. 서해문집 펴냄. 320쪽. 2만1천원
신간 '소비의 한국사'는 다섯명의 역사 연구자들이 한국의 소비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역사를 더듬어 본다.
이들은 쌀·물·라면·커피·부동산·가전제품과 같이 생활에 필요한 것들과 함께 사회 변화에 따라 일상적 소비재가 된 것들을 다루기도 하고, 음악·영화·관광·장난감·도박처럼 기호나 취향에 따라 소비문화가 바뀐 것들을 이야기한다.
책에는 '밥 없이 살 수 없는' 한국인들의 쌀밥을 향한 유별난 애정과 가족과 함께 흰 쌀밥을 먹고 싶다는 열망이 이끌어낸 시대의 동력, 물장수에게 물을 사먹던 시절에서 생수를 집 앞까지 배송해 먹는 한국인의 물 이용 역사, 미군 부대에서 몰래 빼돌려 먹던 커피가 커피믹스로 재탄생하며 인기 먹거리가 되는 과정 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와 함께 극장과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여가 시간을 즐기고 소비했는지와 산업화한 관광의 역사를 통해 즐거움을 얻으려는 대중과 수익을 내려 한 국가의 욕망까지 아우른다. 한국 장난감 산업이 보여 주는 경제 개발의 씁쓸한 이면과 같은 주제나 도박과 마약을 소비하다 중독돼 범죄가가 되는 사람들, 이를 처벌하는 국가의 관계로 더듬어 보는 어두운 현대사도 눈길을 끈다.
각 장에서 풀어낸 이야기를 통해 책은 소비라는 키워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사적 맥락을 살펴보며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와 소통하게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