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인천 9.2명 '전국평균 두배'
고위험군 "정서 지지체계 없다" 많아
웹툰 영향 스트레스 회피 수단 인식
예방센터, 사회적 안전망 필요 제언
인천 청소년 중 정서적 안정을 도와줄 주변인이 없을수록 자살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청소년은 미디어를 통해 자살 콘텐츠 등을 접할 확률이 높은데, 이 또한 자살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시자살예방센터는 26일 '인천시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 및 자살 예방 인식도 관련 요인 분석: 위험요인 분석을 통한 자살 예방 전략 수립'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지역 청소년 중 자살 고위험군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분석해 예방 대책을 세우기 위해 지난해 진행됐다. → 표 참조
이번 조사에서 센터가 인용한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인천지역 청소년 자살률은 2019년 3.8명, 2020년 7.9명, 2021년 8.1명, 2022년 9.2명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2022년에는 전국 평균(4.0명)의 두 배를 넘어서 청소년 자살 요인을 줄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센터는 지난해 만 12~18세 청소년 2천225명을 대상으로 '평소 자살을 생각하는 빈도' 등을 조사해 점수를 매긴 결과, 316명(14.2%)을 자살 고위험군, 1천909명(85.8%)을 자살 저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이들이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지지체계 여부를 확인해보니 고위험군은 19.6%(62명)가 '없다'고 답해 저위험군(4.0%·77명)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지지체계는 부모뿐 아니라 교사, 상담사 등 누구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들이 믿고 정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들을 말한다.
또 '주변인 중 자살 사망자가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 역시 고위험군이 17.1%(54명)로, 저위험군(5.9%, 112명)보다 높았다. 미디어를 통한 자살 관련 장면 등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경우도 고위험군은 72.5%(229명), 저위험군은 51.2%(977명)로 각각 나타났다. 주변에서 자살 관련 사례나 콘텐츠를 접하는 청소년일수록 자살 위험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센터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통해 개인적 특성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요인이 청소년 자살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자살 예방에 대한 청소년들의 올바른 이해와 인식 개선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언론 보도 모니터링, 청소년 지지체계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 등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배미남 부센터장은 "웹툰이나 각종 영상 등 아이들이 즐겨보는 콘텐츠로 인해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수단이 자살'이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와 관련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위기 청소년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어른, 즉 지지체계 마련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천시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마음건강자가진단과 온라인상담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