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말 준공 주안센트럴파라곤
추가공사비 880억 증액 요구로
조합, 시공사 교체 소송 등 검토
인천에서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아파트를 신축하던 한 시공사가 계약 사항을 어기고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조합원들은 입주 지연 등을 우려하며 시공사의 일방적인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 미추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인 '주안센트럴파라곤' 단지 공사가 지난달 19일 중단됐다. 이 정비사업은 미추홀구 주안동 590-22번지 일원에서 지하 2층~지상 40층 12개동, 총 1천32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내용이다. 지난 2022년 5월께 착공해 내년 11월 중순께 준공될 예정이다.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 자회사 라인건설은 지난달 6일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조합에 보냈다. 지난 2022년 12월 체결한 시공사와 조합 간 3차(최종) 공사도급계약서에는 '실착공 후에는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비 인상은 없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를 뒤집는 요구였다.
시공사는 물가와 인건비 등이 올랐다며 추가 공사비로 총 880억5천400만원을 조합에 요구했다. 기존 공사비는 총 2천556억4천여만원으로 시공사의 요구대로 공사비가 인상되면 조합원(497명) 1명당 1억7천여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조합은 공사비 인상이 어렵다고 밝히자 시공사가 일방적으로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고 주장한다. 조합과 시공사는 지난달 20일과 26일, 이달 10일 등 총 3차례 만나 공사 재개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 달 넘게 공사가 중단되자 조합원들은 내년 12월 말로 예정된 입주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는 공사비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해놓고 이제 와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조합은 이달 6일과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미추홀구청에 공사비 분쟁 관련 해결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시공사 교체 소송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오는 30일엔 시공사 본사 앞에서 시공사의 무단행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라인건설은 공사 전면 중단과 관련한 경인일보의 수차례 질의에 "미추1구역 주택재개발 담당 부서가 언론과의 접촉을 원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