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에이딘'-CJ대한통운 등 맞손
'데스밸리' 넘긴 업체에 투자 추세
인천·경기지역의 로봇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손을 잡고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
경기 안양에 본사를 둔 로봇 설루션 스타트업 에이딘로보틱스는 지난 24일 CJ대한통운과 함께 물류용 로봇 설루션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CJ대한통운의 물류센터에서 취급하는 상품의 특성(무게·부피·강도)에 맞게 물건을 집어서 옮기는 '피스피킹(Piece Picking)' 로봇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CJ대한통운은 자사 물류센터 내 물동량에 대한 데이터 등 물류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물류 자동화 체계를 구축하고, 개발 기술의 상용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인천의 로봇 스타트업인 브릴스도 최근 HD현대중공업과 손잡고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제조 과정의 자동화를 위한 AI(인공지능) 공법 기술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양사가 추진하는 AI 기반 공법은 제조 선박 내 물류 관제를 자동화하고, 작업자의 안전 확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HD현대중공업과 브릴스는 AI 공법 자동화 기술을 표준화해 LNG 선박 제조 기술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양방제로봇을 개발한 인천 스타트업 (주)쉐코도 지난달 SK이노베이션과 공동으로 방제 훈련에 나섰다. 쉐코가 개발한 기름 회수 로봇 '아크-M'은 시간당 3만ℓ의 오염수를 흡입해 깨끗한 물로 정화하는 성능을 갖췄는데, 원격조정도 가능해 해양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로봇 스타트업이 올해 들어 잇달아 대기업과 협업에 나서는 건 '데스밸리' 단계를 넘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인 1~3년 사이에 상품·기술 개발과 신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존폐의 기로에 선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창업 초기 기업들의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액셀러레이터(AC)·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의 기술력보다 실적을 기준으로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벤처투자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ICT(정보통신기술)와 기계·장비 업종의 신규 투자 금액이 40% 이상 늘었다"며 "기술력보다는 확실한 성과를 내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인지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추세"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