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례씨 수년간 가정폭력 피해
한달만에 재신고 '처벌의사' 밝혀
警, 위험신호 전송 스마트워치도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20년 넘게 양말을 기부해 온 송상례(57·인천 남동구)씨에게 수년간 폭력을 행사한 남편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9월23일자 6면 보도='양말 기부천사' 송상례, 가정폭력 피해사실 고백)

인천논현경찰서는 폭행, 협박, 상해 등 혐의로 송씨의 남편 A(57)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수년 전부터 아내인 송씨를 폭행하거나 죽이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송씨는 '양말 기부천사'로 지역신문 등에 여러 차례 소개된 인물이다.

애초 송씨는 이달 초 "남편이 죽이겠다고 협박해 불안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신고 이후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송씨 의사에 따라 A씨는 입건되지 않았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에 따라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는다. 이에 경찰은 송씨가 과거에도 비슷한 신고를 한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해 위험 신호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안전 조치를 했다.

그러던 26일 송씨가 처벌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곧바로 '긴급임시조치'에 들어갔다. 이 조치에 따라 가정폭력 피의자는 피해자 거주지에서 퇴거하는 등 격리되고, 100m 이내 접근과 휴대전화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이 금지된다. 또 경찰은 법원에 '임시조치' 청구를 한 상태다. 위반 시 과태료 처분하는 긴급임시조치와 달리 임시조치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의) 진료 기록 등 증거를 봤을 때 사안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긴급임시조치를 내렸다"며 "조만간 A씨를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가정폭력 피해 사실이 알려지고 주변에서 위로와 응원하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덕분에 용기를 내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제대로 된 처벌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