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여대, 외국인 요양보호사 과정
지역명 뺀 재능대 글로벌 교육 지향
두 대학, 최근 신입생 정원 못채워
"연령 다양화"… 재정난 탈출 전략
수도권 대학들도 위기다.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교육비 상승 등에 따른 것이다.
육동인 경인여대 총장은 "국내 학생들만 모집해서는 더 이상 대학이 살아남기 어렵다"며 "임기(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절반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공언했다. 이달 초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육 총장의 구상은 국내 대학에 불어닥친 위기가 인천 등 수도권에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령인구의 꾸준한 감소로 수도권 대학들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인여대와 재능대는 최근 3년간 신입생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경인여대가 자구책으로 세운 것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204명)에 다소 줄었던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398명(이상 대학알리미 공시)으로 최근 3년간 2배가량 증가했다. 현재 인천지역 전문대학 중 외국인 유학생 수가 가장 많다.
경인여대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요양보호사 양성 과정 개설을 준비 중이다. 지난 6월 법무부와 보건복지부가 국내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도 국내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비자를 신설한다고 밝힌 이후 신속히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육 총장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모집을 시작하려고 한다"며 "국내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취업해 정착을 원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재능대는 교명까지 바꿨다. 지난해 11월 비전 선포식을 연 재능대는 학교 앞에 붙어 있던 지역명 '인천'을 뺐다. 글로벌 교육을 지향하고, 평생직업교육대학이 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재능대는 직업·평생교육 분야 등을 특화하기 위해 25세 이상 '성인학습자'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22년부터 성인학습자를 위한 외식조리창업과, 복지케어과, 마케팅빅데이터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대학에 입학하는 일반적인 수험생과 달리 직장인, 학업을 뒤늦게 마친 중장년층 등 다양하다.
재능대 입학홍보팀 관계자는 "외국인 학생 유치는 물론 성인학습자 모집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며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대학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재정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교육부 정책 기조에 따라 전국 대학들이 10여년간 등록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학생 1인당 교육비 등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인천 대학들도 재정 부담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대학 교육의 질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표 참조
→ 관련기사 ([이슈추적] 느는 교육비·주는 신입생… 국책사업 절실한 '지성의 산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