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을 높여라'.

6·13 지방선거가 사상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도·인천선관위 등 행정기관과 각 후보진영이 투표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뿌리깊은 정치불신속에 월드컵 대회까지 겹쳐 선거 바람이 실종, 지난 98년 선거 당시의 투표율인 50%보다 무려 20%P나 낮은 30%대의 투표율을 예상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당사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선관위의 각급 기관에의 협조서한문 발송, 포스터 제작 배포, 가두방송은 이미 효과성을 상실한 고전적 방법으로 전락했다. 정당연설회·가두유세는 선거운동원을 제외하고는 아예 사람이 모이질 않는다.

이에따라 선거당사자들은 갖가지 묘안짜내기에 골몰하며 투표율높이기를 위한 사생결단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선관위가 지난 3일 “투표 당일인 13일 수원에서 개최되는 월드컵 경기(코스타리카-브라질 전)에 따른 차량 2부제를 장애인 등 특수 계층은 제외시켜줄 것”을 수원시에 공식 요청한 것도 이같은 우려에서다.

선관위는 또 지난달 11일부터 라디오를 통해 '깨끗한 선거를 합시다'라는 예년의 켄셉을 바꿔 '반드시 투표합시다'라는 홍보방송을 내보내는 등 언론매체를 이용한 홍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내 구간을 운행하는 국철·전철역사 32개소에 42개의 대형 현수막을 걸고 주요 고속도로변에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또 만화로 된 선거책자를 대량 배포하고 선관위 관용차량 40대에 전광판을 장착, 볼거리를 제공하며 투표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최악의 투표율을 우려하는 선관위는 불·탈법선거의 감시도 감시지만 투표율 높이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도도 각 기관 홈페이지, 간행물, 지역유선방송, 아파트단지내 방송 등을 통해 투표에 참여토록 시·군에 지시했으며 8일에는 아예 거리로 나서 수원역과 팔달문 일대에서 투표율 높이기를 위한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각급 선거의 후보자들은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들이다.

인천 시장 후보 출마자들은 주말득표전략을 수정, '집안표 다지기'에 나섰다. 얼굴 알리기도 힘들고 투표도 안할 판이라면 '나의 지지표만이라도 유효표로 만들어야 한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 손학규 경기지사 후보는 '땀방울유세단'과 '월드컵홍보단' '스포츠스타 유세단'과 불법선거감시단 소속 청년 1천500명을 이번주부터 '투표유도 홍보단'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으며 민주당 진념후보도 20~30대의 투표참여 촉구를 위해 '월드컵 16강도약·경기경제 세계 8강 진입'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월드컵 열기 흡수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월드컵 노래를 로고송으로 개사해 적극 활용하고 합동연설회와 정당 및 개인연설회, 거리유세 보다는 1대1 접촉 등 발품을 파는 선거운동으로 투표율제고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