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플러그 연수 기획전 '반짝이며 흐르는 별·반·청·천'
연수구 하천 예술적 감각 체험
무성하게 빛나는 파편 지나면
마중나온 생태 조각들 눈길
STUDIO 1750, 20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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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의 하천 '승기천'을 예술로 감각한다면 어떨까. 연수구 옥련동 아트플러그 연수(청량로101번길 33)에서 진행 중인 기획 전시 '반짝이며 흐르는 별·반·청·천'에서 그 감각을 체험할 수 있다.
아티스트 팀인 STUDIO 1750(손진희·김영현)이 선보이는 전시는 새롭게 생명력을 얻어 사람과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승기천을 상상하고 표현했다. 그래서 전시명 '별·반·청·천'은 '별이 반짝이는 맑은(淸) 승기천'의 줄임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반짝이는 금빛 파편이 마치 반얀나무처럼 무성하게 숲을 이룬다. 금빛의 숲이면서 금빛 햇살이 부서지며 반사되는 승기천의 유유한 흐름을 형상하고 있다. 이 금빛 공간의 벽은 전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화이트 큐브가 아닌 미러 필름으로 꾸며져 물 위에 반사되는 빛을 담는다.
반짝이는 금빛 공간을 나오면 승기천에서 수생하는, 앞으로 수생할 것 같은 생명체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꽃술을 뒤집은 것 같기도 하고, 해파리 같기도 한 거대한 오브제들이 서서히 움직인다. 숨을 쉬고 있는 것 같다. 전시장에 깔린 카펫에 앉아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니 원시림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다.
젊은 세대라면,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른바 '인스타 맛집'으로도 통할 수 있겠다.
STUDIO 1750은 이번 전시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승기천에 관한 이야기, 즉 다시 이어서(承) 생긴 마을(基)과 사람과 생물이 교류하는 공간에 주목했다. 승기천에 반사돼 반짝이는 빛을 닮은 금빛 파편과 수변 생태계의 변화로 새롭게 생겨날 생물군을 닮은 조각으로 표현했다."
승기천의 관리권은 지난해 연수구로 넘어왔다. 남동구 구월동 옛 농축산물도매시장 부지 인근에서 시작해 남동국가산업단지 유수지까지 이어지는 길이 6.24㎞의 승기천은 90% 이상 남동구 땅이다. 그런데 하천을 찾는 시민 대다수는 연수구 주민이다. 친수공간 등 시설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민원을 남동구에 건의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많았는데, 지난해부터는 연수구가 온전히 관리하기로 했다.
연수구는 본격적으로 승기천을 생태문화공간이자 랜드마크인 '명품 하천'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번 전시도 승기천을 명품 하천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STUDIO 1750의 김영현 작가는 "승기천처럼 활기찬 생태계를 이미지화했다"며 "또 지금은 지쳐 있지만, 한때 있었던 반짝이던 날들을 상상해 표현한 작품들로, 시민들이 위로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 위에 반사되는 빛과 그 주변의 생명을 함께 담아 두 공간이 하나의 공간처럼 연결될 수 있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 아트플러그 연수에서는 지난 여름 연수구의 초등학생들이 참여했던 미술 캠프 '아트 캠프 : 밤샘 미술관' 결과 전시도 함께 진행한다. 전문 예술인과 꼬마 작가가 여름밤 만들어 낸 드로잉, 거울 조형물 등 60여 점을 전시한다.
연수구 예술창작공간 역할도 하고 있는 아트플러그 연수에 입주한 작가들의 '연수 체크인-오픈 스튜디오'도 오는 11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된다. 다양한 작가들이 우리 동네에서 어떠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지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연수문화재단 관계자는 "생태, 교감, 승기천을 주제로 한 기획 전시를 통해 생태 문화에 대한 다채로운 감각을 전달하고자 하는 체험형 전시"라며 "특히 아이들이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는 전시로,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찾아도 좋은 전시"라고 말했다.
※경인일보·연수문화재단 공동기획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