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벽·차수판 마련 화재 피해 최소화
중소형 건축물 소방설계 심의 안전 강화
인천시가 전기차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역 아파트 등에 전기차 충전구역을 지상층에 설치하고 방화벽·차수판 등을 마련하도록 한층 강화된 건축 규정을 시행한다.
인천시는 지난달 30일 전기차 충전구역에 대한 설치·운영 방안을 명시한 '인천시 건축위원회 심의 운영 기준 일부 개정안'을 공고했다고 1일 밝혔다. 건축위원회는 '인천시 건축 조례'에 따라 명시된 공동주택, 다중이용 건축물 구조 안전 등을 심의한다.
인천시는 전기차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충전구역 지상층 설치를 권장하는 내용을 운영 기준에 담았다. 충전구역 지상층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은 이유는 낮은 기온에서 충전시설 성능 저하, 온도 제어 어려움 등을 유발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전시설을 지하층에 설치할 경우 지상층과 가까운 지하 1층에 배치하도록 규정했다.
인천시는 지하 전기차 충전구역의 경우 외부로 차량이 오가는 램프 인근이나 지하실 환기 구조물 아래에 설치하도록 했다. 최대한 유독 연기, 가연성 가스 배출에 유리한 곳으로 전기차 충전구역을 배치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전기차 충전구역은 3대 이하 주·정차가 가능하도록 구획을 설정하고 3면에 방화벽을 조성하도록 했다. 충전구역마다 수조 형태로 물을 채울 수 있는 차수판을 설치해 화재 진압이 용이하도록 했다. 화재 발생 시 감지 작동이 빠른 습식형 스프링클러를 권장하고 전기차 충전구역에는 물 방출량이 큰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다. 화재 발생 시 진압이 어려운 전기차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인천시는 위급 상황 시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기차 충전구역 내 건축물 높이는 3m 이상 확보하도록 했다. 이 밖에 전기차 충전구역은 화재감시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도록 명시했다.
전기차 충전구역 설치·운영 기준이 건축위원회 심의 운영 기준에 포함되면서 소방시설 설계 심의에서 빠졌던 중소형 건축물에 대한 안전 대책이 강화될 전망이다. 기존에 전기차 충전구역 등을 살펴볼 수 있었던 소방시설 설계 심의의 경우 연면적 20만㎡ 이상 대형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지만, 건축위원회에서는 연면적 합계 10만㎡ 이상 건축물을 심의하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구역과 관련해서는 소방시설 설계 심의를 거쳤으나, 앞으로는 건축위원회에서도 살펴보게 된다"며 "기존보다 더 작은 규모의 공동주택 건축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규정을 적용하기 때문에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고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