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화제작… 연극 ‘테베랜드’
‘테베랜드’는 아버지를 죽이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마르틴, 마르틴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준비하는 극작가 S, 마르틴을 대신해 무대에 오르는 배우 페데리코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으로, 극작가 세르히오 블랑코가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세 인물의 대화는 존속 살인, 신화, 문학, 음악, 극예술, 스포츠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오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와 타인의 관계성, 예술과 현실, 허구와 진실, 그 경계에 대해 탐구한다. 심오한 토론과 고전 신화 인용부터 위트 넘치는 대화, 인간의 만남과 헤어짐에 깃든 묵직한 감정적 울림까지 ‘테베랜드’는 탄탄한 텍스트를 통해 각자 자신만의 해석을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지난해 초연 무대를 선보였던 ‘테베랜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1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이번 시즌 캐스팅에는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했던 초연 배우 6명이 모두 재합류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뉴 캐스트까지 이름을 올렸다.
존속 살인을 주제로 작품을 올리려는 극작가 S에는 이석준, 정희태, 길은성, 김남희가 함께한다. 1인 2역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죄로 감옥에 수감 중인 마르틴 역과 마르틴 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배우 페데리코 역은 이주승, 손우현, 정택운, 강승호가 연기한다. 연출은 초연에 이어 다시 한 번 신유청 연출이 맡아 작품을 이끈다. 공연은 11월 20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외계의 존재,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 연극 ‘지상의 여자들’
극단 돌파구가 연극 ‘지상의 여자들’을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U+ 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작품은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 초청작으로 초연돼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지상의 여자들’은 구주 시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폭력이 발생하는 순간 외계의 빛무리에 의해 남자들이 사라진 도시에서 낯설고 기이한 일들이 펼쳐진다. 여자들이 살고 싶은 도시,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 도시를 두고 사람들은 서로 다른 차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해방과 함께 변화한 구주 시는 이 현상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사람과 비극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등 새로운 혼란에 맞닥뜨린다.?
작품은 2019 제6회 SF 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인 박문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것으로, 원작 소설은 남녀 문제, 젠더 이슈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그려낸다. 또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해서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연극은 방대한 소설의 내용 중 남성과 여성 간 폭력, 종과 종 간의 폭력에 주목해 극화했다. 초연이 구주 시의 권력 관계에 집중했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외계인의 시각에서 지구인을 관찰하고, 동물의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장면들에 무게를 둔다.
전인철 연출은 “트라이아웃 공연과 초연을 준비하면서 배우들과 가부장적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폭력성이 일상을 어떻게 잠식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재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고민했던 지점들을 배우들이 체화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동안의 고민에 더해 외계에서 지구를 어떻게 볼지, 동물의 눈에 사람은 어떻게 보일지 이야기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