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지역사회 한목소리… 잇따라 지지 선언
인천 송도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송도 시민사회단체에서 나왔다. 그동안 연수구를 포함한 기초자치단체들은 개발 제한을 우려해 한국의 갯벌 등재를 반대하거나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강화군(“강화갯벌 등재 해달라” 지역 주민들 첫 목소리)에 이어 송도까지 잇따라 지역 갯벌을 보존·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면서 기존 방침을 선회하는 전환점을 맞이할지 관심이 쏠린다.
‘인천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염원하는 송도국제도시 주민 일동’은 7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송도갯벌 등 인천갯벌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하고 현명한 이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송도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지지하는 선언을 했다. 시민단체는 송도주민 700여명과 5개 단체로 구성됐다.
시민단체는 송도갯벌의 세계유산 등재 필요성에 대해 “송도갯벌은 2009년 인천시의 습지보호지역 제1호로 지정됐고 이후 국제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며 “천연기념물 저어새를 포함해 많은 멸종위기종 철새의 번식지이자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국제도시와 자연이, 개발과 환경 보전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송도갯벌을 체계적으로 보호·활용했을 때 자연보전 측면은 물론 생태도시로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민단체는 “송도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인천, 송도라는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세계유산은 미래세대를 위해 물려줘야 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된 인류 자산이다. 송도갯벌 등 인천갯벌이 소중한 자산으로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했다.
시민단체는 연수구, 인천시가 일부 주민의 반대 의견만 수렴한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송도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인천 기초단체장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인천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행보에 나서야 한다”며 “주민 설명과 홍보, 관련 자료 조사·취합, 등재 추진을 위한 조직 구성 등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갯벌을 한국의 갯벌에 포함하는 절차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권고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유네스코는 2021년 충남 서천 갯벌, 전라북도 고창 갯벌, 전라남도 신안 갯벌과 보성·순천 갯벌 4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2단계 추가 대상지를 정해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인천에서는 강화갯벌, 송도갯벌 등이 주요 대상지로 꼽히지만, 이들 기초단체는 반대 의견을 고수하면서 소관 부처인 국가유산청과 당시 지역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찬성했던 인천시가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대하는 기초단체 주민으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이 연이어 인천갯벌 등재를 찬성하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강화군 주민 100여명이 모인 ‘강화갯벌유네스코자연유산등재추진위원회’가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강화갯벌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 촉구 선언대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