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문을 여는 인하대학교 신규 기숙사 건립을 두고 인하대 후문 상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8일 오전 10시께 인하대 본관 소강당에서 열린 ‘인하대 행복기숙사 건립사업 공청회’에 인하대 후문 원룸 주인 등 주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100여명이 참석해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기숙사 건립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는 2027년 3월 개관을 목표로 1천79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상 15층 규모의 행복기숙사(가칭) 건립사업을 앞두고 지역주민과 재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9월13일자 7면 보도=인하대 ‘15층 행복기숙사’ 건립… 학생·지역 의견반영 내달 공청회)
공청회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대위는 학교 측에 반발하면서 자리를 떴다. 본관 건물 2층에 있는 총장실 앞으로 향한 이들은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현덕 비대위원장은 “학교 측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발표했다”며 “비대위가 지난 9월 26일 의견서를 보냈지만, 학교에선 별다른 대답이 없었다”고 했다.
인하대 학생들은 그동안 기숙사 수용인원을 늘려달라고 학교에 요구해왔다. 인하대 기숙사 수용인원이 올해 기준 전체 학생 1만9천131명 중 2천406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숙사 수용율은 12.6%로, 이는 전국 대학 기숙사 수용률 평균인 23.5%에도 미치지 못한다.
김진규 총학생회장은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경기에 거주하는 다수의 학생들까지 기숙사 입주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주안역에서 학교로 통학할 때 탑승하는 511 버스 노선도 매일 학생들로 포화상태이지만, 증차나 대체 노선은 오랫동안 만들어지지 않았고 기숙사 수용인원은 적어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전·월세사기가 많아 학생들이 혹시라도 보증금을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기숙사 건립으로 비롯된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양대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앞서 2020년 서울 성동구는 한양대 인근 원룸에 입주하는 학생들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자체가 월세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의 ‘성동한양 상생학사’를 대안으로 제시해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했다.
인하대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주민들과 여러 의견을 나누지 못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상생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