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성노동자회, 30돌 토론회
소규모사업장 인천시 역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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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인천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30주년 토론회에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2024.10.10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인천여성노동자회가 운영 중인 여성 노동 전문 상담실 '평등의 전화'에 매년 200건이 넘는 직장내 성희롱 피해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여성노동자회는 10일 오후 2시께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평등의 전화 30주년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인천지역 '평등의 전화'(1670-1611)는 인천여성노동자회가 지난 1995년 개설해 운영 중인 여성 노동자 전문 상담 창구다.

인천여성노동자회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에서 총 1만1천602건의 노동자 상담이 접수됐다. 이 중 여성 노동자가 신청한 상담이 1만1천219건(96.7%)이다.

상담 내용을 보면 임금체불, 부당해고, 산업재해 등 노동조건 상담이 5천949건(51.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직장내 성희롱 상담 3천364건(29%), 결혼·임신·출산 차별 관련 상담 1천278건(11%) 순이었다.

인천여성노동자회는 근로기준법 제·개정 등으로 노동조건 상담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2018년부터는 직장내 성희롱 상담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 25건에 불과했던 직장내 성희롱 상담 건수는 2010년 155건, 2020년 212건으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성희롱 상담이 312건에 달했다.

또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직장내 성희롱 상담(3천351건) 중 가해자를 분류하면 사장, 상사, 법인 대표가 81.1%(2천716건·중복 포함)였다. 직장내 위계 속에서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것이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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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성희롱 피해를 겪은 여성 노동자가 속한 사업장의 85.7%(2천594건·미응답 제외)는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사업장으로,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선영 중앙대학교 중앙사회학연구소 연구원은 "10인 미만의 사업장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자료로 대신할 수 있는 등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노동환경이 더 열악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이 직장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가 올해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전액 삭감하는 등 성평등 실현에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고 있다"면서 "성희롱 예방교육, 성희롱 상담 지원 등에 대한 인천시의 역할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