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원정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B조 3차전에서 전반 38분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과 후반 23분 오현규(헹크)의 쐐기골에 힘입어 요르단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2연승과 함께 승점 7을 기록, 요르단(승점 4)을 제치고 B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요르단과 역대 전적에서 4승3무1패로 격차를 벌렸다.
또 홍명보호는 조 3위(승점 4) 이라크와의 홈 4차전을 편안하게 준비하게 됐다. B조의 강호 요르단, 이라크와 연달아 맞붙는 10월의 2연전은 북중미로 향하는 길의 최대 고비다.
특히 홍명보호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올 초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당한 뼈아픈 0-2 패배 설욕에도 성공했다.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에게 완패하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한국 축구는 대회 중 선수단에서 내분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면서 혼란을 겪어왔다.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선임된 홍 감독을 두고 선임 과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면서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부정적 여론도 좋지 않았다.
또 한국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이번 A매치 기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그다음으로 강력한 득점포인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상대의 잇따른 거친 플레이에 실려 나가는 등 대형 악재가 발생해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무실점 완승을 지휘해낸 점은 홍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는 희석할 만한 성과다.
황희찬은 전반 10분 압달라흐 나시브로부터 깊은 태클을 당한 뒤 왼쪽 발목에 고통을 호소했다. 약 2분 정도 의무팀 처치를 받은 뒤 다시 경기를 소화하던 황희찬은 전반 21분 에산 하다드와 경합하다가 엉켜 넘어졌고 결국 교체됐다.
홍 감독은 주민규(울산)를 최전방에 세우고 왼쪽부터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차례로 2선에 세우는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또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중원을 책임졌고, 왼쪽부터 이명재(울산), 김민재(뮌헨),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가 포백 수비라인에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전반 37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프리킥 직접 슈팅 등으로 지속해서 상대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은 전반 38분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재성이 뛰어들며 헤더로 상대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의 A매치 12호 골이다.
후반 들어 한국은 추가골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간간히 상대의 압박에 고전하는 듯 했지만, 빠르고도 정확한 패스로 상대의 압박을 벗어났고 결국 쐐기골까지 넣었다.
한국은 황희찬 대신 들어간 엄지성(스완지시티)마저 무릎에 통증을 호소, 후반 6분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되는 등 부상 불운이 이어졌다.
하지만 배준호에 이어 주민규와 교체되며 투입된 오현규 등 ‘영건’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후반 23분 배준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는 골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둘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 왼쪽을 흔들며 쐐기골을 넣었다. 오현규는 A매치 12경기 만에 데뷔 득점을 기록했다.
한편 홍명보호는 전세기편으로 귀국,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4차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