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8개월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패한 수모를 되갚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이재성(마인츠)의 선제 헤딩골과 후반 오현규(헹크)의 쐐기골로 요르단에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승점 7(2승1무·골득실 +4)을 기록하며 이라크(승점 7·골득실 +2)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B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10월 월드컵 예선 2경기에서 1승을, 그것도 원정 경기에서 거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물론 FIFA 랭킹을 보면 한국(23위)이 요르단(68위)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최근 중동 축구는 오일 머니를 앞세워 전력을 끌어올리는 등 승리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졌다.
올 1~2월에 열린 아시안컵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이끈 한국이 두 차례 맞대결에서 요르단을 한 번도 이기지 못하면서 요르단 팬들은 승리를 장담했다.
게다가 세계가 인정하는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한국 축구의 낙승은 쉽게 점칠 수 없었다.
또 국내에선 대한축구협회가 선수단 관리·전술 등 총체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내분을 막지 못한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했고, 7월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때까지 임시 사령탑 체제로 A매치를 치러야 했다.
이후 홍 감독 선임을 놓고 논쟁이 끊이질 않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하면서 내홍을 겪었다.
이로 인해 이번 요르단 원정길은 대표팀의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일부에선 대표팀이 요르단에 패한다면 홍 감독은 물론 축구협회의 내홍도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이번 요르단 전을 통해 한국 축구의 재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승리는 물론 경기 내용도 좋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공수 전환은 물론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도 쉽게 벗어나는 등 전술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그동안 불안했던 수비라인이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빌드업이 쉬워졌고, 후방에서 한번의 긴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 라인의 뒷공간을 노렸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이는 유럽파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엄지성(스완지시티) 등이 포진한 한국의 측면은 요르단을 압도하기에 충분했고, 이는 한국이 경기를 지배하는 효과를 낳았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어떻게 수비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요르단을 더 괴롭힐 수 있을지 준비를 잘했다”며 “상대의 선택지를 ‘측면’ 하나로 좁히는 계획이 전반부터 잘 구현됐다”고 말했다.
한편 홍명보호는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3차 예선 4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면 북중미행의 ‘5부 능선’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