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아파트 화재 계기 안전대책
2개월간 TF 운영 결과 방안 마련
저상소방차·배연로봇·차단커튼
소방당국이 지난 8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계기로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인천소방본부는 2026년까지 저상소방차, 궤도형 배연로봇, 연기 차단 커튼 등 지하층 화재 진압에 필요한 소방 장비 167대를 보강하기로 했다. 이들 장비를 활용한 지하층 화재 진압 전술 가이드를 제작하고, 연기를 밖으로 빼내는 배연 훈련 등도 병행한다. 또 아파트별로 피난 안내도를 파악할 수 있는 QR코드 등을 만들기로 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전기차 충전 구역이 배치된 층에는 소방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입구 높이를 3m 이상으로 설계하는 방안을 인천시에 건의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2개월 동안 '화재 안전 대책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낮은 지하주차장 층고로 인한 소방차 진입 어려움, 화재에 취약한 천장의 가연성 내장재, 아파트 관계자의 소방시설 임의 차단 등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이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8시간20분 만에 꺼졌다. 차량 140여대가 전소되거나 그을리는 피해를 봤고, 다수 가구에 수도와 전력 공급이 끊겨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
당시 지하주차장 입구에서는 뜨겁고 짙은 연기가 뿜어져 나와 소방대원들이 진입할 수 없었고, 낮은 층고 탓에 연기를 빨아들이는 배연차 투입도 어려웠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한 근무자가 스프링클러를 임의 조작해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화를 키웠다.
임원섭 인천소방본부장은 "이번 대책이 전기차 화재에 대한 시민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지속적인 안전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