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언어경쟁시대… '올바른 언어습관' 길러야"
14년째 인천 지자체·기업 등에 교육
최근 간판 등 맞춤법 파괴 잦아 우려
언어는 예절… 한국어 세계화 노력도
"올바른 언어습관을 통해 우리말의 경쟁력은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인천에서 '우리말 지킴이'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이가 있다.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화원 박덕유(65) 원장이다. 전국 22개 대학에 문화체육관광부 지정을 받은 '한국어문화원'이 있다. 인하대 한국어문화원은 지난 2011년부터 인천 지방자치단체, 기업,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언어교육을 해오고 있다.
박 원장이 14년째 이 일을 도맡아 하는 이유는 '한국어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세계는 무역 등 문물경쟁시대를 넘어 언어경쟁시대가 될 것"이라며 "언어 하나가 수출되면, 언어 교육·관광·문화분야 등 해외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몇 배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쉽게 배울 수 있고, 사용이 편리해 경쟁력이 있는 한글을 문자가 없는 여러 나라에 수출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원장은 최근 맞춤법을 파괴하는 언어 습관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했다. 그는 "길가에서 흔히 접하는 간판도 어문 규정을 지키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쓴 단어 '조은'(좋은), '아나파'(안 아파) 등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글과 한국어를 우리 스스로 가장 많이 파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인하대 국어문화원에선 인천지역 청소년 50여 명을 '우리말 지킴이'로 양성하고 있다.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줄임말, 맞춤법을 파괴한 신조어 사용이 잦은 청소년이 올바른 언어생활을 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박 원장은 "'맞춤법을 꼭 지켜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학생들이 질문하기도 한다"면서 "언어도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가르침을 아이들에게 주고자 한다"고 했다.
박 원장에게는 한국어를 배우러 유학 온 외국인 제자도 많다. 유학생들은 중국,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등 고국으로 돌아가 대학교수가 됐다. 그는 "제자들에게 고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그 나라에서도 한국어를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라고 말한다"며 "개인적으로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올해 정년을 마치며 임기를 마무리하는 박 원장은 앞으로도 '우리말 지킴이'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도 인천시민이 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바른 언어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