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가격인상에 소비형태 변화
상대적으로 저렴… 처분도 많아져
AK 수원점 '구구스' 등 매장 발길
명품시장 규모가 성장하면서 중고 명품시장도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 고물가 장기화에 명품을 처분하는 소비자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명품을 택하는 소비자가 함께 늘면서다. 또한 불황에도 글로벌 명품 브랜드 인상이 잦은 만큼 명품 소비 형태도 바뀌는 모습이다.
경기도내에서 중고명품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오프라인 채널 중 하나는 '구구스'다. 지난 2002년에 설립된 국내 중고명품 전문업체로, 10월 초 기준 전국 27개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인데 이중 경기도 매장은 총 4곳이다. 지난 5월엔 유통업계 격전지로 떠오른 수원, 그것도 전국 매장 중 최초로 백화점인 AK플라자 수원점에 정식 입점했다.
지난 10일 오후 1시30분께 찾은 AK플라자 수원점. 명품 병행수입 매장 등이 위치한 1층에 들어선 구구스 매장은 평일인데도 방문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았다. 중고 제품 상태를 직접 볼 수 있고 브랜드와 품목이 다양한 점이 방문 요인으로 보였다. 주중 평균 25팀, 주말 평균 40팀이 방문한다는 게 구구스 관계자 설명이다.
실제 매장을 둘러보니 백화점 명품관을 옮겨놓은 듯했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부터 루이비통, 롤렉스, 까르띠에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현재까지 도내 백화점에 입점되지 않은 샤넬, 고야드도 이곳에선 볼 수 있었다. 품목 또한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가방과 시계를 비롯해 주얼리, 의류, 신발까지 다양하게 취급 중이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신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띄었다. 하이엔드 주얼리 반클리프 아펠의 빈티지 알함브라 A급 목걸이 판매가는 480만원으로, 새상품(555만원) 대비 75만원(15.3%) 저렴했다. A급은 사용감이 없는 제품을 뜻한다.
제품을 처분하러 매장을 찾는 고객도 심심찮게 보였다. 구구스는 크게 매입, 위탁 2가지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제품을 판매해주는데, 이를 위해 상담을 받는 고객들이었다. 수거된 제품은 감정 및 검수를 거친 뒤 재판매가 진행된다. 통상 1주일가량이면 판매되며, 판매된 제품은 3일 내 고객에게 정산되는 시스템이었다.
구구스 관계자는 "구찌, 루이비통, 프라다, 버버리, 샤넬 순으로 많이 들어온다"며 "기존에 가지고 계신 의류를 40~50점가량 판매한 뒤 매장에서 다른 제품을 사가시는 단골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매출도 적지 않다. 구구스에 따르면 수원의 경우 월 평균 매출액은 2억5천만원 가량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인근에 위치한 구구스 판교역점도 월 평균 5억원 가량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불황에 중고거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중고 명품 플랫폼 누적 카드결제 금액은 1천4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658억원 대비 124% 늘어난 수치다. 반면 발란, 트렌비 등 명품 플랫폼은 2022년 9천245억원에서 올해 3천758억원으로 카드결제 금액 총합이 59% 감소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