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영부인의 표본 미셸 오바마
신뢰·능력으로 美대선후보 떠올라
김건희 정쟁 치열하게 다루는 국감
영부인 이슈 확대 전무후무한 일
악화된 국민 여론 방치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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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11월5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부통령인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와 전직 대통령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대혈전을 벌이고 있다.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 등을 이유로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대통령 후보가 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바이든을 대체할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고민할 때 유력하게 떠올랐던 인물 중의 하나가 미셸 오바마로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이다. 그녀가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던 가장 큰 이유는 영부인으로 보여주었던 신뢰와 능력이었다. 미셸 오바마는 전형적인 흑인 엘리트 배경을 가지고 있다. 미국 유수의 학교인 프린스턴 대학교를 나와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에서 오바마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그녀는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8년을 백악관에서 보내며 영부인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첫째로 오바마 여사는 '검소'했다. 많은 경우 오바마 여사가 입었던 드레스나 옷이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부분 몇 만원 정도의 '서민 패션'이었다. 둘째로 '절제'였다. 오바마 여사는 세계 최강대국의 영부인이라는 막강한 위치에 있었지만 언제나 남편인 오바마 대통령의 그늘이었다. 어떤 자리에서도 먼저 나서거나 선을 넘는 행동은 없었다. 셋째로 '국민들의 건강'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오바마 여사는 비만 청소년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오죽했으면 2023년 아이들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한 식품회사를 공동 창업으로 직접 차릴 정도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가 마치 '김건희 국감'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정감사는 정부의 국정에 대해 국민들을 위한 정책 운영이 잘 되었는지 국민을 대신해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철저하게 모니터링을 하는 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정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배우자에 대한 국회의 태도가 과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얼마나 김 여사에 대한 정쟁이 치열하면 지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최고위원 후보자는 '김건희 살인자'를 거론하며 당원 표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수십 명에 달하는 김 여사 관련 증인들을 채택해 놓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한동훈 대표는 16일 실시되는 재보궐 선거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 회동을 예정해 놓고 있는데 주요 의제가 김 여사 관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권을 보더라도 대통령의 배우자 이슈가 이렇게 확대된 적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아무리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그리고 국민의힘에서 각종 논란을 김 여사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고 치부하더라도 악화된 국민 여론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일이다. 별다른 대응과 해명 없이 버틴다고 해소될 사안이 아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명품백 수수와 관련 처리, 명태균 및 김대남 관련 여부, 총선 개입 그리고 전대 개입 의혹 등 한 두 건이 아니다.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여러 군데에서 오래 지속되면 큰 화를 당하고 마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준이 아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7~8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2.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시 김 여사에 대한 평가도 함께 반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68.9%는 '함께 반영해 평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만 평가한다'는 답변은 27.9%, '잘 모르겠다'는 3.2%로 집계됐다.

여야에서 수습책으로 김 여사 사과를 거론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로 보면 그 효과에 대한 반응은 냉담하다. '김 여사가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사과할 경우 수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수용하지 않겠다' 56.4%, '수용할 의향이 있다'는 34.8%로 나왔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불수용'결과다. 오바마 여사 수준까지는 언감생심 바라지 않는다. 그래도 국정이 돌아가는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